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29일 교회 합창단 숙소에서 생활하던 여고생을 장기간 학대해 숨지게 해 아동학대처벌법상 아동학대살해 등 혐의로 기소된 합창단장 50대 여성 A씨와 교회 신도 2명, 아동복지법상 아동유기·방임 혐의로 기소된 피해자 모친 B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이로써 A씨 징역 25년, 신도 2명 각각 징역 25년과 징역 22년, B씨 징역 4년이 확정됐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뉴시스 |
피고인들은 피해자를 살해의 의도가 없었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당시 상황을 고려했을 때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는 만큼 ‘아동학대살해죄’를 적용한 원심판결에 법리오해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의 사망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위 피고인들의 학대행위와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도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A씨 등 교회 관계자 3명은 2024년 2월부터 5월까지 인천 한 교회 합창단 숙소에서 생활하던 여고생을 온몸에 멍이 들 정도로 학대해 숨지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5일 동안 여고생에게 성경 필사를 강요하거나 지하 1층부터 지상 7층까지 계단을 1시간 동안 오르내리게 했고, 팔과 다리도 묶는 등 계속해서 가혹 행위를 한 것으로도 파악됐다.
B씨는 감정 상태의 심한 변화를 보이는 정신질환 진단으로 입원 권유를 받은 딸을 A씨 제안으로 병원 대신 교회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1심은 피고인들에게 미필적 고의가 없었다며 아동학대살해죄가 아닌 아동학대치사죄를 인정해 신도들에게 징역 4년∼4년6개월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아동학대살해 혐의를 인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는 피해자의 건강 상태가 악화했음을 인식했음에도 신도 2명에게 계속 학대를 지시하거나 독려해 피해자를 사망으로 이끌었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피해자에게 책임을 돌리거나 피해자가 결박 행위에 동의했다는 주장을 하는 등 학대행위를 합리화해 과연 범행의 중대성을 인식하는지조차 의심스럽다”며 “범행의 실체를 정확히 밝히고, 피고인들에게 이에 상응하는 중한 처벌을 함으로써 참혹하게 살해된 피해자에게 다소나마 위안이 되길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윤준호 기자 sherp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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