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증상으로 시작된 단순한 몸살이 불과 며칠 만에 중증 감염으로 진행되면서 결국 한쪽 다리를 절단해야 했던 50대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고펀드미 |
[파이낸셜뉴스] 단순 감기 몸살로 여겼던 증상이 치명적인 감염으로 악화돼 결국 다리를 절단하게 된 50대 여성의 사연이 알려졌다. 이 여성은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며 초기 증상을 가볍게 넘기지 말 것을 당부하고 의족 마련을 위한 모금에 나섰다.
영국 매체 미러 등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 알프스 지역에 거주하는 프리델 더 비어(51)는 지난 2023년 2월 7일 감기와 유사한 피로감과 몸살 기운을 느꼈으나 진통제를 복용해도 차도가 없었다. 며칠 뒤 장거리 이동 중 극심한 피로를 느껴 휴게소마다 쉬어야 했으며, 목적지에 도착한 뒤에는 다리 통증과 함께 발목이 붉게 부어올랐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그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것으로 전해졌다.
발목 피부색 급변하고 출혈성 물집 잡히는 증상
다음 날 욕실에서 쓰러진 그는 이튿날 발목 피부색이 급변하고 출혈성 물집이 잡히는 증상을 겪었다. 사진을 본 의료진의 권유로 2월 12일 응급실로 이송됐으나, 검사 결과 생존 가능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았다. 이미 패혈성 쇼크가 온 상태였으며, 정밀 검사에서 A군 연쇄상구균 감염이 괴사성 근막염으로 악화된 것이 확인됐다.
의료진은 감염 부위가 시간당 수 센티미터씩 퍼질 수 있다고 경고하며 즉시 응급 수술에 돌입했다. 감염된 조직을 걷어내는 수술이 반복됐고, 2월 13일부터 8일 동안은 인위적인 혼수 상태에서 치료가 이어졌다. 그러나 고열이 잡히지 않아 결국 2월 24일 무릎 아래를, 3월 3일에는 무릎 위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아야 했다.
절단 부위 눌리면서 상처 재발
이후 상태가 안정되자 그는 재활에 매진했다. 5월부터 의족 보행을 시작해 7월에는 일상으로 돌아왔으나, 절단 부위가 눌리면서 상처가 재발해 2025년 2월 대퇴골을 4cm 추가로 잘라내는 수술을 받았다. 이후 약 5개월간의 재활을 거쳐 다시 의족 보행 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의족을 착용한 상태로 수영과 카약 등을 즐기고 있는 그는 더 활발한 신체 활동을 위해 스포츠용 의족 무릎 관절이 필요하다며 고펀드미(GoFundMe)를 통해 모금 운동을 벌이고 있다.
프리델은 "초기 증세가 감기와 비슷해 심각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며 "괴사성 근막염은 불과 몇 시간 차이로 생사가 갈리는 질환임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토로했다.
A군 연쇄상구균은 주로 인후염이나 편도염, 농가진 등을 유발하는 흔한 세균이다. 그러나 드물게 혈류나 깊은 연부조직으로 침투할 경우 괴사성 근막염이나 패혈증, 연쇄상구균 독성 쇼크 증후군(STSS) 같은 치명적인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60만 건 이상 침습성 A군 연쇄상구균 감염 보고
세계보건기구(WHO) 등의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매년 60만 건 이상의 침습성 A군 연쇄상구균 감염이 보고되며, 사망자는 15만 명을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질병관리청 자료를 보면 국내에서도 2015년부터 2024년까지 10년간 383명의 환자가 발생해 이 중 14.4%가 목숨을 잃었다. 연간 발생 환자는 30~40명 선이다.
침습성 감염의 치명률이 높은 이유는 세균이 뿜어내는 강력한 독소와 슈퍼항원 작용 때문이다. 이 독소는 면역 체계를 과하게 자극해 사이토카인 폭풍과 급격한 혈압 저하, 다발성 장기부전을 일으킨다. 특히 연쇄상구균 독성 쇼크 증후군의 치사율은 30~60%에 달하며, 괴사성 근막염 또한 치료가 늦어지면 절단이나 사망을 피하기 어렵다.
초기에는 발열과 오한, 근육통 등 감기 몸살과 구분이 어려워 조기 진단을 놓치기 쉽다. 그러나 수 시간에서 수일 내에 극심한 통증과 함께 피부가 붉게 붓거나 출혈성 물집, 변색 등이 나타난다면 괴사성 근막염을 의심해야 한다. 특히 외관상 상처가 크지 않음에도 통증이 비정상적으로 심하다면 이는 위험 신호다.
최근 수술이나 외상 입은 사람은 고위험군
당뇨병이나 만성질환자, 면역저하자, 항암 치료나 스테로이드 투여 환자, 최근 수술이나 외상을 입은 사람은 고위험군에 속한다. 다만 기저질환이 없는 건강한 성인에게도 예고 없이 찾아올 수 있어 누구나 주의해야 할 응급 질환이다.
치료의 관건은 빠른 진단과 수술적 절제, 고용량 항생제 투여다. 괴사성 근막염이 의심될 경우 영상 검사보다 수술을 통해 괴사 조직을 제거하는 것이 우선시된다. 시간이 지체될수록 패혈증으로 진행돼 사망 위험이 급증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고열과 함께 참기 힘든 통증, 급격한 피부 변화, 의식 저하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지체 없이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Copyrightⓒ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