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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탄핵 시발점 된 김건희 재판...판결 후에도 ‘시끌시끌’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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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판결 5대 쟁점]
‘구형 크게 못미치는 결과’ 비판 직면한 특검
일각선 ‘부당 판결’ 재판부 비난 목소리도
항소에 남은 2개 재판에도 영향…특검 부담만↑
‘수사 범위 아니다’ 연이은 공소기각 벗어나야

서울경제


법원이 김건희 여사의 3개 혐의 가운데 2개를 무죄로 판단한 것을 두고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대통령(V1) 위에 군림한다는 의미로 ‘VO(브이 제로)’로 불린 김 여사는 ‘12·3 비상계엄→대통령 탄핵→특별검사 출범·수사’에 이르는 과정의 시작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구형을 한참 밑도는 1심 결과가 나오면서 ‘좌불안석’이다. 법조·정치계 일각에서는 법원의 판단을 두고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통일교 금품수수 등 김 여사의 1심 선고 뒤 거세지고 있는 후폭풍에 대해 짚어봤다.

■‘VO’ 시발점인데…‘좌불안석’ 특검=김 여사는 역사상 유례 없는 ‘3특검팀’ 출범의 시작점으로 꼽힌다. 제20대 대통령 선고를 전후로 각종 의혹의 한 가운데에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검찰은 2024년 7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명품가방 수수 의혹 사건으로 김 여사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당시 서울중앙지검은 경호·안전상 이유로 대통령경호처 부속 건물에서 12시간 가량 조사했으나, 오히려 ‘특혜성 방문 조사’라는 비판이 거세졌다. 또 윤 전 대통령은 김 여사의 각종 의혹과 관련 2023~2024년 국회 문턱을 넘은 특검법에 대해 세 차례나 거부권을 행사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이후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되면서 결국 3특검팀 출범으로 이어졌다. ‘메머드급’ 특검팀이 장기간 수사했으나, 재판부가 28일 김 여사에게 징역 1년 8개월·추징금 1281만5000원을 선고하면서 그간 노력이 빛이 바랬다. 법원의 판단이 특검팀이 지난달 결심 공판에서 구형한 총 징역 15년 및 벌금 20억원, 추징금 9억4800여만원에 한참 미치지 못한 탓이다. 재판부는 김 여사 혐의 가운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자본시장법 위반), 명태균 여론조사(정치자금법 위반) 관련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죄가 있다고 결론낸 건 김 여사가 통일교 측으로부터 교단 현안 청탁과 함께 고가 물품을 전달받은 혐의 뿐이었다. 법리와 사실 관계 판단 모두 특검팀의 수사 결과와 상당 부문 배치된 것이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특검팀의 치밀한 수사, 유죄 선고를 받아내기 위한 공소 유지에 미진한 점이 있지 않았는지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부당 판결…“기존 판례 반해”=법조·정치권 일각에서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의 1심 판단에 대한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법조계에서 첫 입을 연 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초기에 수사했던 김태훈 대전고검장이다. 그는 판결 직후 검찰 내부망에 올린 입장문에서 “김건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대한 인식을 인정하고도 주가조작 공동정범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1심 판결은 기존 판결 취지, 공동정범·포괄일죄 관련 법리에 비춰 부당하다”며 “김건희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분업적 역할 분담에 의한 기능적 행위지배로도 공동정범이 성립할 수 있다는 기존 판례 법리에 반하는 판결”이라고 지적했다. 포괄일죄란 범죄의 수가 한 개인가 여러 개인가를 따지는 문제에 해당하는 형법 내용이다. 여러 행위가 포괄적으로 하나의 죄를 이루는 경우를 뜻한다. 공동정범은 범죄를 단독으로 실행하는지 공동으로 실행하는지의 문제에 해당하는 형법 내용으로, 형법상 공동정범은 2인 이상이 공동해 되를 범하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등 정치권에서도 1심 판단에 ‘국민 상식을 무시했다’며 쓴소리를 쏟아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같은 날 “브리 제로(VO)라 불리며 국정을 좌우한 김건희씨의 위상이 훼손될까 걱정될 정도의 형량”이라며 “내란으로 민주주의를 흔들고 사익으로 국정을 망친 죗값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개별 의원들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법리적으로 명백한 모순이자 국민 상식을 무시한 편파 판결”이라거나, “재판부가 김건희 변호인 같은 느낌”, “터무니 없는 판결”이라는 등 비판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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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다른 혐의 재판까지…부담 커진 특검=3개 혐의 중 2개를 무죄로 판단하는 등 사실상 판정패에 특검팀의 부담도 커지는 모습이다. 특검팀은 1심 판결 이후 “법원의 공동정범 관련 판단, 정치자금 기부 관련 판단, 청탁 관련 판단 등의 법리적으로는 물론 상식적으로도 납득하기 어려운 논리로서 수긍하기 어렵다”며 “유죄 부분에 대한 법원의 양형 판단도 사안에 비춰 매우 미흡해 이를 바로 잡기 위해 항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여사 측과 항소심에서 치열한 법리 싸움을 예고한 셈이다. 1심 판단을 대거 뒤집어야 하는 등 특검팀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게다가 특검팀은 지난 12월 26일 이른바 ‘매관매직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를 알선수재 혐의로 추가 기소한 사건에 대해서도 공소 유지를 맡고 있다. 김 여사는 2022년 3월 15일~5월 20일 이봉관 서희건설 회자응로부터 사업상 도움과 맏사위인 박성근 변호사의 공직 임명 청탁 명목으로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와 귀걸이 등 총 11억38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또 같은 해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으로부터 위원장 임명 청탁 명목으로 265만원 상당의 금거북이를, 로봇개 사업가 서성빈씨로부터 사업 지원 청낙과 함께 3990만원 상당의 바쉐론 콘스탄틴 손목시계 등을 받은 혐의도 있다. 해당 사건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이현복 부장판사)에 배당된 상태로, 아직 첫 기일은 잡히지 않았다. 또 2023년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2400명 이상의 통일교 교인을 집단 입당시키고, 대가를 받은 의혹(정당법 위반) 혐의 사건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우인성)에서 맡아 재판이 진행 중이다.

■연이은 공소기각…자칫 ‘도로아미타불’=법원이 연이어 ‘공소기각’ 판단을 내리고 있는 점도 특검팀 입장에서는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다. 공소기각은 공소 제기에 중대한 하자가 있을 때 검찰의 공소를 무효로 해 유무죄를 판단하지 않고 소송을 끝내는 절차를 뜻한다. 법원이 이 같은 판단이 계속될 경우 특검팀의 수사는 ‘도로아미타불’이 될 수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는 같은날 김 여사와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통일교 현안 청탁과 함께 금품을 제공하는 등 업무상 횡령, 정치자금법 위반, 증거인멸,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에게 1년 2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반면 윤 전 본부장이 한학자 총재의 원정도박에 관한 경찰의 수사 정보를 입수해 관련 증거를 인멸했다는 혐의에 대해선, ‘특검법상 수사 대상이 아니다’며 공소 기각했다. 이는 법원이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관련 담당 국토교통부 서기관 김모씨 사건에 이어 두 번째다. 법원은 지난 22일 “뇌물수수 사건은 양평고속도로 사건의 진상 규명과는 무관하다”며 특정범죄가중처법법상 뇌물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 대해 공소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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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판결 여파(?)…한학자도 ‘영향권’=법조계 안팎에서는 3개 혐의의 유무죄가 갈린 김 여사의 1심 판단이 오세훈 서울시장·한 총재의 향후 재판에도 영향이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들이 명태균씨 무상여론조사·통일교 금품 수수 등 김 여사가 받고 있는 혐의와 유사하거나 사실상 같은 선상에 있는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졌기 때문이다.

1심 재판부는 김 여사의 무상 여론 조사 의혹을 명씨의 자발적 제공이라고 보고 무죄로 판단했다. 반면 1200만원 상당의 샤넬 가방과 6000만원 상당의 그라프 목걸이 수수 부분은 정부 지원 등 통일교 측의 구체적 청탁을 인식한 상태에서 김 여사가 고가의 금품을 수수했다고 인정, 유죄로 봤다.

오 시장은 명씨에게 ‘서울시장 보궐선거 관련 여론조사’를 해달라는 취지로 부탁하고, 선거탬프 비서실장인 강철원 전 부시장에게 명씨와 상의해 여론조사를 진행해 달라는 취지로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또 사업가 김한정씨에게 여론조사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한 혐의도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는 김 여사 1심 선고가 내려진 28일 오 시장 등에 대한 2차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한 바 있다.

한 총재는 윤 전 본부장과 공모해 2022년 7월 두 차례에 걸쳐 김 여사에게 6000만원대 영국 그라프사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총 8000만원대 금품을 건넨 혐의를 받는다. 또 비서실장이었던 정원주 천무원 부원장, 윤 전 본부장과 공모해 2022년 1월께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정치자금 1억원을 현금으로 교부하고, 같은 해 3~4월쯤 통일교 단체 자금 1억4400만원을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쪼개기 후원한 혐의도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지난 20일 한 총재 등의 공판기일을 열었다. 다만 한 총재는 건강상 사유 등으로 불출석했다.


“샤넬백은 유죄, 주가조작은 무죄” 김건희 판결문 뜯어보니

안현덕 법조전문기자 alwa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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