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대법원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29일 자차보험 가입자 10명이 상대 차량 보험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단한 원심 판결 중 일부를 파기환송했다.
이는 2019년 3월부터 2020년 6월까지 쌍방과실 교통사고로 차량이 파손된 자차보험 가입자들이 수리비를 지급받는 과정에서 약관상 자기부담금(최대 50만원)이 공제되자 해당 금액 역시 사고로 발생한 손해라며 상대방 보험사에 배상을 요구한 사건이다.
1심 재판부는 “원고들은 스스로 자기부담금을 부담할 의사로 자기부담금 약정이 포함된 자차보험을 체결했고 사고 발생 후 약정에 따라 자기부담금을 부담한 것이므로 피고들을 상대로 그 지급을 구할 수는 없다”며 보험사들의 손을 들어줬다.
2심도 같은 의견을 유지해 원고들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고들은 자신의 위험 성향에 따라 자기부담금 약정을 선택해 보험료를 절감하는 이익을 얻었고 자기부담금은 그러한 계약 구조에서 예정된 부담”이라며 “이를 교통사고로 인한 손해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보험제도의 도덕적 해이 방지와 비용 절감 측면에서도 자기부담금은 가입자가 직접 부담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법원의 보험금 지급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봤다. 특히 과실비율이 확정되기 전에 전체 손해액에서 자기부담금을 공제한 보험금을 지급하는 ‘선처리 방식’이 적용된 경우 가입자가 자기부담금 전부를 부담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자기부담금 약정은 보험사와 가입자 사이에서 보험사가 부담하지 않기로 한 범위를 정한 것일 뿐, 자기부담금 중 상대방 과실로 발생한 손해까지 가입자가 부담하기로 한 의미는 아니라는 것이다.
재판부는 “자기부담금 중 제3자의 책임비율에 상응하는 부분에 대해서까지 피보험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을 부정하면 상대방이 자신의 손해배상책임 일부를 면탈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며 “피보험자의 책임비율 부분과 제3자의 책임비율 부분을 나눈 다음 제3자의 책임비율 부분에 상응하는 금액 상당의 손해의 배상을 제3자에게 별도로 청구할 수 있다고 해석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다만 과실비율이 확정된 뒤 이를 반영해 보험금을 지급하는 ‘교차처리 방식’이 적용된 원고들에 대해서는 상고이유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피보험자가 소액의 자기부담금을 돌려받기 위해 일일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도록 하는 건 편의성을 떨어뜨리고 부담으로 인해 권리를 포기하게 될 것”이라며 보험사들이 선처리 방식 자기부담금의 사후 정산과 환급 구조를 보험약관에 명확히 규정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선처리 방식을 취한 자차 피보험자와 상대방 보험자 사이에 쌍방과실 교통사고에 있어 자기부담금 지급에 관한 법률관계를 최초로 판시한 사건”이라며 “보험소비자의 정당한 권익을 보호하는 판시”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