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통 시장에서 대형마트의 매출 비중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10%의 벽이 깨진 것으로 드러났다. 통상 업계에서는 대형마트의 매출 비중에서 10%를 마지노선으로 꼽아왔다. 온라인 쇼핑이 급격하게 늘어난 반면 대형마트를 이용하는 고객은 갈수록 줄어든 탓이다. 올해도 고물가가 지속될 전망인 데다, 새벽배송 금지 등 관련 규제도 계속되고 있어 대형마트 업황이 개선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부는 이 같은 내용의 ‘2025년 연간 및 12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 통계를 28일 발표했다. 이번 통계에서는 농협 하나로마트(대형마트), 이마트24(편의점), 네이버(온라인 유통업체)가 추가됐다.
통계에 따르면 대형마트는 지난해 업태별 매출 비중 9.8%를 차지했다. 대형마트의 비중이 10%를 밑돈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1년만 해도 대형마트의 매출 비중은 15.1%였다. 4년 새 대형마트의 매출 비중이 5%포인트 이상 감소한 것이다. 대형마트의 빈자리를 채운 건 온라인 부문이었다. 온라인 부문의 매출 비중은 2021년 52.1%에서 지난해 59%로 증가해 역대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이 같은 양극화는 매출 증감률에서도 드러났다. 지난해 대형마트의 매출은 2024년 대비 4.2% 감소했다. 월별로 보면 설, 추석 등 명절이 낀 1, 10월을 제외하고 10개월 모두 역성장했다. 지난해 백화점(4.3%), 편의점(0.1%), 기업형슈퍼마켓(SSM·0.3%) 매출이 전년보다 소폭이나마 성장한 것과 대조적이다. 같은 기간 온라인 부문 매출은 11.8% 증가했다.
업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형마트의 매출이 증가세로 돌아서기 쉽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24시간 365일 영업할 수 있는 쿠팡 등 온라인 업체들과 달리 대형마트는 월 2회 의무휴업일, 자정~오전 10시 영업시간 제한 등을 골자로 한 유통산업발전법의 적용을 받기 때문이다. 전국에 운영 중인 대형마트 점포들이 새벽배송을 위한 물류센터의 역할을 못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시장 환경이 온라인 쇼핑, 빠른 배송으로 재편되고 있지만 대형마트는 이를 반영해 신사업을 시도해볼 기회가 제한된 셈이다.
업계는 이 같은 규제가 계속되는 한 쿠팡 등 온라인 매출은 계속 늘어나는 반면 대형마트 매출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쿠팡의 매출이 2023년 31조 8298억 원, 2024년 41조 2901억 원으로 매년 10조 원씩 증가하는 동안 대형마트 3사(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의 매출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28조 원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대형마트 3사의 점포는 지난해 368개로 2020년보다 26개 감소했다.
업계 2위였던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이 쉽지 않은 점도 관건이다. 홈플러스는 3000억 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 대출 지원을 받고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매각해 회사를 정상화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과 산업은행이 DIP 대출 참여에 소극적으로 나오면서 자금난은 악화되고 있다. 직원들의 1월 월급 지급도 무기한 연기된 데 이어 본사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도 시행 중이다. 지난 달부터 19개 점포에 대해 영업 중단, 폐점을 확정했다. 홈플러스익스프레스의 매각은커녕 홈플러스 청산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형마트의 실적이 나아지려면 대형마트도 온라인 업체와 같은 출발선에서 자유롭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며 “대형마트의 발목을 잡는 규제의 전면적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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