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

[오천피시대④] 랠리 속에도 종목 갈렸다…남은 건 '옥석 가리기'

댓글0

오천피·천스닥 동시 안착 이후 체감 온도 급변
확산 없는 랠리 확인…주도주 집중, 테마·부진주 조정 가속


더팩트

코스피가 5000선을 돌파한 가운데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옥석 가리기'의 필요성이 대두하고 있다. /챗GPT 생성 이미지


코스피 지수가 5000선을 돌파하며 새 이정표를 세웠다.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 국내 증시가 전인미답의 영역에 진입해 쾌거를 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상승세가 AI 등 일부 대형주에 집중된 점과 내수 부진 등 경제 기초체력이 회복되지 못한 상황은 불안 요소다. <더팩트>는 코스피5000 시대가 갖는 의미와 함께 오천피가 '사상누각'이 되지 않기 위해 필요한 혁신과 성장 등을 조명한다. <편집자주>

[더팩트|윤정원 기자] 코스피가 5000선을 넘어선 뒤 상승 흐름을 이어가며 계속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코스닥도 1100선을 넘기며 위험자산 선호가 다시 강해졌다는 신호를 줬다. 다만 지수의 '숫자'와 달리 시장 내부는 이미 달라졌다. 업종 전반이 함께 오르던 장은 약해졌고, 돈은 실적이 보이는 종목으로 더 빠르게 몰리고 있다.

◆ 지수는 새로운 구간으로…'상승 폭'은 좁아졌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8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5084.85) 대비 1.69%(85.96포인트) 오른 5170.81에 마감했다. 장중에는 5183.44까지 오르며 또 최고치를 새로 썼다. 코스닥도 전 거래일(1082.59) 대비 4.70%(50.93포인트) 오른 1133.52로 거래를 마쳤다.

지수만 보면 강한 랠리지만, 장 내부는 다르게 움직였다. 28일 코스피는 상승 432개·하락 441개·보합 53개로 집계됐다. 지수는 최고치인데, 종목 수로는 내린 종목이 더 많았다. "지수는 역사적 고점인데 계좌 수익률이 잘 안 느껴진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수급도 확산형과 거리가 있었다. 개인이 1조2106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떠받쳤지만, 기관은 1조383억원, 외국인은 1344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시장 전체로 매수세가 번졌다기보다 개인 자금이 특정 종목군을 밀어 올린 하루였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대형주 기여도는 더 분명했다. 시가총액 상위권에서 삼성전자는 1.82%, SK하이닉스는 5.13% 올랐고, LG에너지솔루션도 5.51% 급등했다. 지수 상승이 전 종목 동반 강세라기보다, 큰 종목의 탄력에 의해 결정되는 구조라는 점이 숫자로 확인된 셈이다. 여기에 29일 예정된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실적 발표도 단기 동력을 보탰다.

◆ 주도주로 몰리는 자금…확산 없는 상승이 '선별장'을 만든다

오천피 이후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돈의 속도와 방향이다. 업종 전체를 사는 장이 아니라 실적 가시성이 있는 업종·종목으로 자금이 더 빠르게 압축되는 흐름이 나타난다. 반도체·방산·조선·자동차처럼 수요와 실적이 연결되는 축은 강세를 보이는 반면 재료로만 움직였던 종목은 거래가 식는 순간 조정이 빨라지는 장면이 반복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변동성은 오히려 커진다. 지수에 영향을 주는 종목이 버티면 지수는 강해 보이지만 비주도 영역에서는 작은 뉴스에도 낙폭이 커진다. 강세장 초반의 "사두면 다 오른다"는 분위기와 달리 지금은 수급이 붙는 곳만 남는 장에 가깝다는 얘기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시장 흐름을 두고 "지수 상승이 곧바로 체감 수익률로 연결되지 않는 구간"이라며 "추격 매수보다 주도주 중심으로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순환매를 점검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업종·종목별 변동성이 커지는 국면"이라며 "올라온 종목을 무작정 따라가기보다 저평가 구간과 실적 가시성을 기준으로 옥석을 가릴 필요가 있다"고 했다.

더팩트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종가 기준 5000선을 돌파한 채 장을 마감한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직원들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 시장이 묻는 질문이 바뀌었다…'재료'에서 '검증'으로

수급이 한쪽으로 쏠리는 배경엔 평가 기준 변화가 있다. 오천피 이후 시장은 "다음 재료가 뭐냐"보다 "이익이 정말 따라오냐"를 먼저 묻는다. 기대만으로 밸류에이션을 끌어올리던 구간을 지나 실적·현금흐름·재무 안정성에 대한 요구 수준이 올라가면서 주가가 종목별로 갈라지는 구조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인공지능(AI) 랠리의 지속 조건을 '수익화'로 봤다. 그는 "미국 빅테크들이 투입한 AI 인프라가 실제 이익으로 연결돼야 한다"며 "투입한 자금 대비 얼마를 벌어들일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AI라는 같은 키워드 안에서도, 실제 실적과 연결되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이 분리될 수밖에 없다는 취지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도 "지수 레벨이 높아질수록 질적인 이익 개선이 동반되지 않으면 상승 흐름은 오래가기 어렵다"며 "정책 모멘텀과 유동성 환경이 함께 뒷받침돼야 지수 레벨이 안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수 숫자보다 이익 상향이 얼마나 넓게 퍼지는지가 더 중요한 변수가 된 셈이다.

이 기준에서 실적 시즌은 단순 이벤트가 아니라 검증 장세의 분기점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처럼 지수 기여도가 큰 종목의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치면 지수는 버틸 수 있어도 체감 장세는 더 빠르게 식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대로 실적이 상향을 확인해주면, 주도주 쏠림을 완화하고 순환매를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코스닥이 1100선을 넘어선 것도 같은 맥락에서 풀이 가능하다. 대형주 중심 상승이 중소형주로 번지는 순환매 신호로 볼 여지가 있지만, 코스닥은 변동성이 큰 시장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숫자 자체보다 거래대금이 유지되는지, 상승 종목군이 특정 테마에만 묶이지 않는지, 실적 개선 종목으로 확산되는지가 랠리의 지속력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련기사]

[오천피시대③] 변수는 '서학개미 250조 자금'…RIA로 돌아올까

[오천피시대②] 단타는 옛말…자본시장 주역 된 개미, 유동성 100조 시대

[오천피시대①] 너무 빨랐다?…46년 만의 고지에도 '불안감'

garden@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더팩트 주요뉴스

해당 언론사로 연결

이 기사를 본 사람들이 선택한 뉴스

  • 헤럴드경제한유원 ‘동반성장몰’ 수해 재난지역 지원 특별 기획전
  • 머니투데이새 주인 찾은 티몬, 1년 만에 영업 재개... 셀러 수수료 3~5% 책정
  • 이데일리하나캐피탈, 채용연계형 인턴 모집
  • 노컷뉴스신한금융, MSCI ESG 평가 2년 연속 최상위 등급
  • 아시아경제OK저축은행, 읏맨오픈 8월12일 개막…최윤 "모두의 축제"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