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

"'살인마 민병대' ICE 온다" 이태리 '발칵'…유럽 극우도 트럼프와 '거리두기'

댓글0

[김효진 기자(hjkim@pressian.com)]
단속 과정에서 시민을 연달아 사살해 전세계의 경악을 불러일으킨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인력이 다음 달 동계올림픽에 보안 지원을 위해 투입될 것이라는 소식에 이탈리아가 발칵 뒤집혔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야욕으로 유럽인들이 미국에 대한 신뢰가 크게 훼손된 것을 반영하는 단면이라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연대하던 유럽 극우조차 최근엔 등을 돌렸다는 조사도 나왔다.

27일(이하 현지시간) <AP>, <로이터> 통신, 미 CNN 방송 등을 보면 다음 달 6~22일 열리는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올림픽 개최지 중 하나인 밀라노 시장 주세페 살라는 현지 RTL 102.5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건(ICE) 살인을 자행하는 민병대"라며 "밀라노에서 그들이 환영받지 못할 거란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ICE 배치를 반대했다. 살라는 밀라노가 보안을 위해 "ICE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며 "그들이 우리의 민주적 안보 관리 방식에 맞춘다는 보장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탈리아 정치권에선 ICE 요원 입국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빗발치고 있다. 이탈리아 중도 정당 아치오네를 이끄는 카를로 칼렌다는 27일 RTL 102.5에 ICE가 "폭력적이고 준비돼 있지 않은 통제 불능 민병대"라며 이들이 "이탈리아에 발을 들여선 안 된다"고 촉구했다. 마테오 렌치 전 총리가 이끄는 중도 성향 이탈리아 야당 이탈리아 비바는 ICE 요원들이 이탈리아의 가치를 대변하지 않으므로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녹색좌파연합(AVS) 등 소규모 야당들은 이탈리아 정부와 올림픽 조직위원회에 ICE 요원의 이탈리아 입국 및 보안 작전 참여를 막아 달라는 청원을 시작했다. AVS는 "ICE는 미니애폴리스 거리에서 시민을 쏘고 아이를 가족에게 떼어내는 민병대"라고 비난했다.

노동조합 등 시민 반발도 거세다. 강경 좌파 노동조합 USB는 올림픽 개막일인 6일 밀라노 중심가에서 "ICE 퇴출" 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ICE를 이탈리아 파시스트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의 준군사조직 '검은셔츠단'에 빗대 이탈리아에서 내보내야 한다는 온라인 청원에 4만5000명 이상이 서명했다고 덧붙였다.

이탈리아에선 지난 주말 미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취재 중이던 이탈리아 공영방송 RAI 기자들이 ICE 요원들의 위협을 받으며 관련 분노가 치솟았다.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당시 차량을 운전하던 이탈리아 기자들이 기자 신분을 밝혔음에도 ICE 요원들은 계속해서 차량 창문을 내리라고 요구하며 불응시 "창문을 깨겠다"고 위협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상황을 완화하려 노력했다. 안토리오 타야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27일 ICE 요원이 이탈리아 거리에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확인했고 내무부는 ICE 인력들이 밀라노 영사관과 같은 미국 외교 공관에서만 일할 예정이고 "현장 투입은 없다"고 강조했다. 타야니 장관은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추모 행사에서 취재진에 올림픽에 "미니애폴리스 거리에 있던" ICE 인력들이 오는 것도 아니고 "SS(나치 친위대)가 들어오는 것 같은 상황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미국 국토안보부도 27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ICE는 당연히 외국에서 이민 집행 작전을 시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올림픽에서 ICE 산하 국토안보수사국(HSI)은 미 국무부 외교안보국 및 개최국과 협력해 초국적 범죄조직의 위험을 조사하고 완화하는 작업을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국토안보부는 "모든 보안 작전은 이탈리아 당국 관할 아래 있다"고 강조했다.

<AP>에 따르면 HSI는 ICE 내 이민 단속을 주도하는 집행·추방작전국(ERO)과는 별개 부서로 인신 매매·마약 밀매 등 국경을 넘나드는 범죄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종종 올림픽 같은 행사에 보안 지원을 위해 파견돼 왔다. 현지 법집행 기관과 협력을 위해 HSI 요원들이 전세계 대사관에 배치돼 있기도 하다. 통신은 ERO 요원들이 이탈리아에 배치될 것이라는 징후는 없다고 덧붙였다.

통신은 그럼에도 이탈리아에서 ICE 요원 파견에 대한 반발이 이는 것이 트럼프 정부 이민 정책에 대한 해외 인식 악화를 반영하고 있다고 봤다. 이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를 차지하겠다고 위협하며 전통적 동맹인 유럽과의 관계가 점점 더 악화되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유럽 극우도 트럼프와 '거리두기'

트럼프 대통령과 연대했던 유럽 극우조차 등을 돌리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다. 27일 영국 일간 <가디언>은 프랑스 매체 르 그랑 콩티낭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극우 정당 지지자의 18~25%가 트럼프를 "유럽의 적"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조사에서 극우 정당인 프랑스 국민연합(RN)·독일을위한대안(AfD)·이탈리아형제들(FdI)·스페인 복스(Vox) 지지자들의 30~49%가 그린란드를 둘러싼 미국과의 긴장이 심화할 경우 유럽군을 해당 지역에 배치하는 데 찬성한다고 답했다. 이들 정당 지지자 29~40%는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정책을 "재식민화와 세계 자원 약탈"로 정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찬양하던 유럽 극우 정당 지도자들의 비판 발언도 이어지 있다. 영국 극우 영국개혁당 대표인 나이절 패라지는 그린란드 관련 트럼프 대통령 위협이 "매우 적대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조르당 바르델라 RN 대표도그린란드 야욕은 "유럽 국가 주권에 대한 직접적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유럽 극우에 트럼프 대통령이 "골칫거리"로 부상해 적어도 당분간 "거리두기"가 시도되고 있다고 봤다. 싱크탱크 MCC 브뤼셀 정책부문장 제이콥 레이놀즈는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소유권 주장 및 유럽에 대한 관세 위협을 지적하며 "이러한 일들이 공개적으로 벌어지면 대중영합주의적이고 애국주의적인 정당에 해를 끼친다"고 분석했다.

프레시안

▲27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 작전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한 시위 참가자가 지난 주말 이민 단속 중 사살된 미국 시민 "알렉스 프레티(37)를 위한 정의"를 요구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김효진 기자(hjkim@pressian.com)]

- Copyrights ©PRESSian.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지금 봐야할 뉴스

  • 뉴스1상승세 출발…S&P500 사상 첫 7000선 돌파
  • 한국금융신문심상치 않은 증권채…속내는 ’진짜’ IB 출현 기대
  • 뉴시스USTR 대표 "한국, 투자법 통과않고 디지털서비스법 제정"
  • 파이낸셜뉴스무면허·음주운전 반복한 30대, 단속 걸리자 동생 주민번호 '술술'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