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7월 2일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서 열린 민중기 특별검사팀 현판식 모습 |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김건희 여사의 혐의 상당 부분이 법원에서 무죄로 판결 나며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수사와 공소 유지가 부실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28일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자본시장법 위반), 명태균 여론조사 수수(정치자금법 위반) 관련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김 여사가 주가조작 세력과 공모했다고 단정할 수 없고, 명태균씨로부터 재산상 이익을 얻었다고 볼 수도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달리 말해 이 대목에 관한 수사기관의 입증이 부족했다는 뜻이다.
특검팀은 특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으로 여겨진 녹음파일까지 확보해놓고도 재판부 설득에 실패한 모양새가 됐다.
특검 출범 전 검찰이 미래에셋증권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이 녹음파일에는 김 여사가 계좌 관리자 측에 40%의 수익을 주기로 했다는 육성 등이 담겼다.
물증을 넘겨받은 특검팀은 이를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사전에 인지한 정황이 담긴 핵심 증거로 여겼다.
작년 12월 말 해산과 함께 배포한 결산 자료에서 특검팀은 "검찰 재기수사 및 특검 수사 과정에서 김건희의 목소리가 담긴 녹취파일 등 객관적 증거를 새롭게 확보해 실체를 규명한 후 신속히 구속기소 함으로써 장기간에 걸친 사회적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런 물증에도 김 여사가 주가조작 일당과 함께 범행을 수행할 의사가 있었음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특검팀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수수한 행위가 정치자금을 기부받은 행위에 해당하는 점을 밝혔다"며 유죄 입증을 자신했다.
윤 전 대통령이 명씨에게 여론조사 대가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을 약속하고 실제로 공천에 개입했다는 조사 결과도 내놨다.
하지만 재판부는 명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만 여론조사를 제공한 게 아닌 만큼 이를 부부의 재산상 이득으로 볼 수 없을뿐더러, 윤 전 대통령이 명씨에게 김 전 의원 공천을 약속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법리와 사실관계 판단 모두 특검팀의 수사 결과와 정면으로 배치된 셈이다.
특검팀은 이를 의식한 듯 이날 선고 직후 입장문을 내고 "법리적으로는 물론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논리로서 도저히 수긍하기 어렵다"며 항소를 예고했다.
이에 따라 항소심에선 1심에서 무죄로 판단한 부분에 대한 법리 싸움이 한층 더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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