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합의 위한 ‘비준 동의’ 필요
정부 협의 나서면 야당도 최선을
국민 稅부담 완화 필요성도 강조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 사진=서동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회가 후속입법을 마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동차 등 품목관세와 상호관세를 25%로 올리겠다고 통보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국회는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 특별법안(대미투자특별법)' 처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익과 직결된 사안인 만큼, 국민의힘도 국회 비준동의 절차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시급성을 고려해 유연하게 협의할 수 있다는 분위기이다.
대미투자특별법 소관 상임위원회인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이자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인 최은석 의원은 국회의원회관에서 지난 27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우리 당도 국민과 기업에 부담이 없도록 탄력적으로 대책을 마련하자는 데 대해 100% 동의한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대미투자특별법 통과도 국회의 동의"라며 "이재명 정부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자며 협의에 나선다면 야당도 국민과 기업의 부담이 확대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국회 비준동의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접은 것은 아니라고 했다. 최 의원은 "정부·여당은 구속력 없는 MOU(양해각서)라고 한다"며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 이행을 안 한다며 관세를 인상하겠다고 하는 것은 MOU로 보지 않고 계약에 준한다고 보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그래서 국민을 대변하는 국회가 합의하는 절차가 필요하고, 그것을 우리 당은 비준이라고 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회 비준동의이든, 대미투자특별법만으로 갈음하든, 여야 협의가 본격화되는 것은 다음 주 중이 될 전망이다. 최 의원이 재경위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등 관련 상임위 현안질의에서 정부 입장이 정리돼야 협의할 수 있다고 내다봐서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7일 국회를 찾아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9일 방미해 자초지종을 파악한 후에야 현안질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국민과 기업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세제개편을 최우선 정책과제로 꼽았다. 기업 차원에서는 국내생산촉진세제 신설, 근로자를 위해서는 물가 연동 종합소득과세표준을 도입하는 법안을 내놨다. 기업인 출신으로서 세제에 따라 기업의 의사결정과 근로환경이 크게 달라진다는 것을 체감했기에 마련할 수 있었던 법안들이다.
최 의원은 "우리나라가 선진경제를 유지하려면 국내 투자와 고용이 지속돼야 한다. 이를 위해 국내 생산·투자·고용을 늘리는 기업들에 세제로 보상해 국내 투자가 합리적인 선택이 되도록 하자는 것"이라며 "산업 경쟁력과 공급망 안정, 나아가 경제안보를 지키는 전략적 수단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물가가 장기화되면 임금이 명목상 소폭 올라도 체감 소득은 줄어드는데, 과표 구간이 고정돼있으면 실질소득은 늘지 않는데 세 부담만 커지는 구조가 된다"며 "이는 세금을 줄이자는 게 아니라, 실질소득에 맞게 세 부담을 공정하게 조정해 일한 만큼 보상이 실질적으로 남도록 국가가 처우를 해주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현 정권, 여야를 막론하고 힘을 싣고 있는 행정통합과 관련해서도 세제개편이 시급하다는 게 최 의원의 지적이다. 이재명 정부는 광주·전남과 대전·충남 통합을 우선 추진하며 각기 4년 간 20조원 한시적 지원을 하기로 했지만, 실질적인 재정분권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최 의원은 가장 먼저 통합 논의가 촉발된 대구·경북(TK) 지역에서 6월 지방선거 대구시장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최 의원은 "정부가 초기에 몇 년 재정지원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고, 통합특별시가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합리적 재정 배분과 중앙사무의 이연이 필요하다"면서 구체적으로 △국세 대비 지방세 비중 확대 등을 통한 지방 자체 세원 확보 △투자 유인 등을 위한 세제개편 권한 이양 △그린벨트 해제를 위시한 도시개발 인·허가권 이양 등을 제시했다.
이 같은 여러 세제개편의 최대 걸림돌은 부실재정이다. 이재명 정부는 재정을 채우려 지난해 '정상화'라는 명분으로 법인세 최고세율을 1%포인트 올리기도 했다. 최 의원은 증세가 곧장 세수확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꼬집었다.
최 의원은 "재정이 어렵다고 증세부터 꺼내드는 것은 실물경제 작동원리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접근이다. 일례로 법인세 인상의 경우 결국 투자와 고용 여력을 갉아먹고 이는 과세 대상을 줄여서 세수 기반은 오히려 약해진다"며 "세율 인상이 아니라 과세 기반을 넓히는 성장 중심 재정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 기업이 투자하고 일자리를 만들도록 예측가능한 세제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이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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