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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코스닥 3000의 전제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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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재환 유진투자증권 글로벌매크로팀장
서울경제

코스피가 장중 5000에 도달한 다음 날인 이달 22일 더불어민주당 ‘코스피 5000 특별위원회’는 디지털 자산을 활용한 코스닥 3000 목표를 제시했다. 토큰 증권과 원화 스테이블 코인을 도입해 신규 자금을 조달하고, 세제 혜택을 확대해 기관 투자자의 코스닥 투자를 유인하겠다는 구상이다.

코스닥 3000 목표는 여러 의미를 지닌다. 우선 벤처 버블 붕괴의 상처를 치유하겠다는 선언이다. 코스닥지수는 아직 1000포인트 수준에 머물러 있다. 2000년 3월 닷컴버블 당시 기록한 사상 최고치 2625포인트를 회복하지 못했다. 정부가 제시한 코스닥 3000은 무너진 벤처 생태계를 되살리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아울러 코스피 5000에 가려 침체된 내수와 중소기업 활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의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코스피는 3600선으로 추정된다. 중소형주와 코스닥 시장의 체감 경기는 여전히 약하다. 코스피 5000보다 코스닥 3000이 국내 내수 경제에 더 직접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

그러나 코스닥 3000이 공염불이 되지 않으려면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먼저 부실기업을 신속히 퇴출해야 한다. 코스닥 상장사는 2000년 604개에서 2010년 1029개, 2020년 1468개, 2025년 1827개로 25년간 3배 늘었다. 반면 상장사 이익은 2020~2021년 2차전지 붐 당시 16조 원을 기록한 이후 4~5년째 정체돼 있다. 기업 수만 늘며 시장의 질이 떨어진 셈이다.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성장 기업 시장인 나스닥은 정반대다. 상장 기업 수는 2000년 5000여 개에서 현재 3000여 개로 줄었다. 경쟁력 없는 기업과 좀비기업이 퇴출된 결과다. 뼈를 깎는 자정작용이 건강한 금융시장의 핵심임을 보여준다.

또 하나의 조건은 코스닥 상장 기업 이익의 투명성을 높이고 상장 이후에도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일이다. 정부가 언급한 우주·인공지능 기업 상장, 기관 투자자 세제 혜택, 토큰화 제도 도입 방향 자체는 긍정적이다. 다만 코스닥이 부진했던 이유는 단순히 수급이나 상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과도한 상장은 후유증을 남겼다. 2000년 코스닥 시장의 상장 규모는 시가총액 대비 25%를 넘었다. 현재 코스닥 지수는 당시 고점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상장 기회 확대와 상장 남발은 분명히 구분돼야 한다.

증시 격언처럼 수급은 재료에 선행한다. 코스피 5000 달성 이후 정책 기대 속에 코스닥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상반기 반도체 투자와 함께 소부장 기업들이 힘을 내고 자동차 부품사 중 로봇 부품으로 전환을 시도하는 기업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국민성장펀드와 한국형 국부펀드의 투자 대상에 반도체뿐 아니라 모빌리티, 바이오, 2차전지 산업이 포함된 만큼 관련 기업이 많은 코스닥에 대한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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