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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비싼 생리대’ 지적, 월경권 논의 기회···가격에만 집중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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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용품 스타트업 해피문데이 김도진 대표
“여성 기본권과 연결···접근성·교육 등 고민을”
경향신문

해피문데이 제공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생리대 가격이 과도하게 높다고 연일 지적하면서 ‘생리대 가격’이 사회적 화두로 떠올랐다. ‘반값 생리대’ 도입이나 ‘생리대 무상공급’ 확대 등 다양한 정책 대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생리용품 스타트업 해피문데이의 김도진 대표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이 큰 주목을 받았다. 김 대표는 지난 26일 자신의 SNS에 생리대 가격이 형성되는 구조를 설명하며, 수요 예측과 생산·유통 방식을 달리하면 유기농 생리대를 시중 가격의 절반 수준으로 공급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28일 경향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김 대표는 “대통령의 지속적인 의제 제시가 반가웠고, 월경권 논의를 확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 같다”고 말했다.

2017년 문을 연 해피문데이는 생리대와 탐폰 등을 구독 형태로 월경 주기에 맞춰 배송하는 스타트업이다. 해피문데이의 유기농 순면 생리대는 대기업 제품과 비교해 가격이 절반 수준이다. 김 대표는 이 같은 생산·유통 방식이 비용은 낮추면서도 안전한 생리대를 공급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는 “구독 형태의 생리대 배송판매는 유통단계를 거치지 않아 비용절감이 된다”며 “구독자의 생리주기에 맞춰 구입 패턴이 나타나는데, 수요-공급 예측이 가능해 생산과 물류보관의 최적화에 장점이 있다”고 했다. 해피문데이는 2024년부터는 생리대 공장을 인수해 직접 생산에도 뛰어들었다.

해피문데이의 제품 구독자는 1만명을 넘어섰다. 월경 관련 지식을 함께 제공하는 해피문데이 앱은 구독자 수 기준으로 보면 15~24세 여성 청소년 인구의 약 30%가 가입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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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진 해피문데이 대표. 해피문데이 제공

김 대표는 다만 가격 인하만을 목표로 한 접근이 능사는 아니라는 점을 짚었다. 그는 “가격과 품질을 둘 다 잡는 접근법을 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 생리대 시장은 유한킴벌리 등 다국적 기업에 로열티를 지급하는 대기업의 독과점 체제다. 김 대표는 “안전한 생리대를 만들려면 부자재를 조금 더 써야하고, 그렇게 되면 부자재 가격이 높아진다”며 “마케팅과 유통, 물류 비용을 낮춰야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고 했다. 대형 제조업체들이 저가 생리대 공급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에는 “업계 전체가 품질-가격을 함께 고민하게 되는 좋은 기회”라고 했다.

생리대를 둘러싼 ‘월경권’ 논의가 다시 공론화된 것은 약 10년 만이다. 2016년 저소득층 청소년이 생리대를 대신해 신발 깔창을 사용했다는 이른바 ‘깔창 생리대’ 논란이 불거졌고, 이듬해에는 생리대 인체 유해성 우려가 제기되면서 유기농·천 생리대 등 안전한 생리용품에 대한 관심이 확산됐다.

김 대표는 “10년만의 논의가 반가우면서도, 해결책이 가격에만 집중되면 논의가 납작해질까봐 걱정이 됐다”며 “생리대는 여성의 기본권과도 연결돼 있지만 단순히 저가 생리대 접근성에만 의미를 둘 순 없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시장에 중저가 제품이 없었던 것이 아니다”라며 “가격을 내리는 데 관심이 쏠린 상황에서 낮은 가격에 품질도 낮춘 생리대를 양산하는 것은 대기업 입장에선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여성청소년을 대상으로 생리대 지원 사업을 시행하고 있지만, 접근성 부족으로 매년 예산이 남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스코틀랜드 사례를 언급하며 “편의점이나 바우처몰만이 아니라 공공도서관처럼 공공시설에서도 픽업할 수 있게 하고, 생리대가 비치된 공공시설을 앱을 통해 정보 제공하는 방식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여성보호자가 없는 여성청소년을 만났을 때 월경에 관한 교육이 부재하는 지점이 크게 느껴졌다”며 “청소년 교육과 함께 조금 더 앞선 생애 주기에서 여성 건강을 살펴볼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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