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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 왜 죽어"…광주대표도서관 참사 49재, 칼바람 속 울려 퍼진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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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현 기자(=광주)(kbh9100@naver.com)]
"그곳에서 행복하게 지내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아직 형이 왜 죽었는지, 누가 책임지는 건지 저희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제발 제대로 된 책임자 처벌이 따라야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지 않겠습니까!"

체감온도 영하 3도의 칼바람이 몰아치는 28일 오전 4명의 건설노동자가 목숨을 잃은 광주대표도서관 붕괴 참사 현장 앞에 희생자의 동생 A씨의 절규가 울려 퍼졌다. 참사 49일을 맞아 열린 추모제는 유가족의 마르지 않는 눈물과 "더는 억울한 죽음이 없어야 한다"는 사회 각계의 다짐으로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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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광주 서구 광주대표도서관 참사 현장 앞에서 열린 '광주대표도서관 붕괴참사 49일 노동자 추모제'.2026.01.28ⓒ프레시안(김보현)



이날 추모제에는 희생자 유가족을 비롯해 강기정 광주시장, 강은미 정의당 시당위원장 등 정치권과 이종욱 민주노총 광주본부장 등 노동계, 종교계, 그리고 제주항공참사과 다른 산업재해 유가족들까지 참석해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안전한 사회를 염원했다.

참사 현장 앞 유가족 앞에 선 강기정 시장은 "죄송하다. 이런 자리마저도 우리 시에서 먼저 마련하지 못해 송구할 따름"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그날의 충격과 슬픔이 여전히 우리 속에 남아있다. 광주시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는지 늘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겠다"고 약속했다.

이종욱 민주노총 광주본부장은 "부실한 용접 부위가 발견됐음에도 전체 조사를 하지 못한 것은 결국 부족한 공사비 때문"이라며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2022년 7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지난해 9월까지 2968건 중 기소율은 121건으로 4%, 그 중 실형은 7건 0.2%에 불과하다"며 "현장에 1명 이상의 사망자나 6개월 이상의 치료를 이용하는 중대 중상을 입은 현장인데도 그렇다"고 토로했다. 이어 "발생된 사고에 대해 발주처부터 시공사까지 철저하게 책임을 물어야 참사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은미 정의당 시당위원장 역시 "대부분의 건설 사고는 촉박한 공사 기간과 제대로 책정되지 않은 공사비 때문에 발생한다"며 "이를 결정하는 발주자와 원청에 더 큰 책임을 묻는 '건설안전특별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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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광주 서구 광주대표도서관 참사 현장 앞에서 열린 추모식에서 유족 A씨가 발언하고 있다.2026.01.28ⓒ프레시안(김보현)



추모사의 무거움을 더한 것은 유가족들의 피맺힌 절규였다. 희생된 형을 보고 싶다 부르며 연단에 선 동생 A씨는 "딸 하나 남기고 간 형을 생각하면 아무 일도 잡히지 않는다. 국가가 구해줘야 할 것 같다"며 "평소 원칙과 정직을 입에 달고 살았던 우리 형이 이유 없이 돌아가시지 않게끔 제발 해달라"고 호소했다.

남편을 잃은 배우자 B씨는 "지금도 당신 이름을 부르면 금방이라도 방문을 열고 들어올 것 같다. 당신의 빈자리가 이렇게 큰지 몰랐다"며 "텅 비어버린 내 마음을 붙잡고, 힘차게 웃던 당신을 생각하며 견디며 살아가겠다. 꽃길 따라 좋은 곳으로 가시라"는 편지를 읽어 내려가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

이후 기독교·천주교·불교·원불교 등 종교계의 추모 의식과 한풀이 춤으로 이어졌고, 참석자들은 참사 현장이 보이는 쪽문으로 이동해 국화를 헌화하며 희생자들의 영면을 빌었다. 49일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미진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그리고 안전한 사회를 향한 유가족의 외침은 계속되고 있다.

한편 지난 2025년 12월 11일 광주대표도서관 공사 현장에서 옥상층 콘크리트 타설 중 붕괴 사고가 발생해 레미콘 30대 분량의 콘크리트가 쏟아져 4명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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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광주 서구 광주대표도서관 참사 49재를 맞아 열린 추모식에서 참석자들이 헌화를 준비하고 있다.2026.01.28ⓒ프레시안(김보현)



[김보현 기자(=광주)(kbh91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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