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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무늬만 야당’ 끼워넣기, 안건조정위 안건 80% 당일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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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는 숙의제...조국혁신당까지 ‘야당 몫’
국민의힘 정희용 “입법독재 현실화”
조선일보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야당 간사이자 고용노동법안심사소위원장인 김주영 의원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노위 안건조정위원회 회의에서 여당 의원들이 언론 비공개에 항의하자 관련 사안을 놓고 찬반 투표를 하고 있다. 2024.7.18/뉴스1


22대 국회에서 국회 선진화법에 규정된 숙의(熟議) 제도인 안건조정위원회에 회부된 안건 가운데 80%가 당일 의결된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여야가 최대 90일간 이견(異見)을 조정하라는 안건조정위가 사실상 ‘패스트트랙’처럼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유사한 입장인 진보당·조국현신당 의원을 ‘야당 몫’으로 배치하는 편법이 동원됐다. 국민의힘은 “‘무늬만 야당’ 끼워 넣기로 다수당 입법 독재가 현실화된 것”이라고 반발했다.

국회사무처가 국민의힘 정희용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개원(開院)한 22대 국회에서 안건조정위에 회부된 안건은 모두 116건이다. 이 가운데 93건(80%)은 안건이 회부된 당일에 곧장 의결됐고, 나머지 13건(11.2%) 또한 일주일 이내에 모두 처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10건의 안건은 안건조정위에서 다루지 않았다.

국회 선진화법으로 도입된 안건조정위는 여야 3명씩, 모두 6명으로 구성해 최대 90일간 이견을 조정하는 제도다. 이번 22대 국회에서 안건조정위에서 의결한 106건은 모두 야당 몫으로 진보당(54차례) 혹은 조국혁신당(52차례) 의원이 배치됐다. 사실상 국회 선진화법에서 규정한 동수(3 대 3) 구성 비율이 무너지고, ‘범여권 4명 대 야권 2명’ 구도가 되면서 법안 일방처리가 가능해진 것이다.

사정이 이러니 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한 21대 국회부터 쟁점 안건이 안건조정위에 대거 몰리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제도가 처음 도입된 이후 19대 국회 9건, 20대 국회 73건이었던 것이 21대 국회 302건, 22대 국회 116건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22대 국회 들어서는 안건에 이의(異議)가 있음에도 그대로 표결 처리한 사례도 큰 폭으로 늘었다. 국회 사무처 자료를 보면 상위 위원회 혹은 상임위 소위에서 이의가 있는데도 일방 표결로 처리된 안건은 18대 44건, 19대 10건, 20대 7건, 21대 63건, 22대 282건으로 집계됐다. 소수파가 다수파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한 합법적 의사 진행 지연 행위인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의 강제 종료율까지 높아지고 있다. 필리버스터 강제 종료는 19대 국회 1건, 20대 국회 2건, 21대 국회 5건인데 이번 22대 국회는 개원한 지 일 년 만에 벌써 20건 이상을 넘어선 상태다.

조선일보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뉴스1


야당은 “민주당이 민주주의 취지를 노골적으로 무시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정희용 의원은 “이름만 안건조정위원회이지, 다수당이 법안을 신속히 처리하기 위한 합법적 날치기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는 것”이라면서 “민주주의 취지에 따라 소수의견을 실질적으로 보호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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