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 위치한 한 건물에 걸려 있는 반미·반이스라엘 현수막.(사진=AFP) |
FT가 인용한 이란 국영 언론에 따르면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날 국경 지역 주(州)지사들과의 회의를 통해 그들에게 권한 일부를 위임해 사법부 및 다른 기관 관계자들과 직접 접촉하고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 그는 “불필요한 관료 절차를 제거하고 기본 생필품 수입에 속도를 내라고”도 지시했다. 이에 따라 주지사들은 이전과 달리 인접국과의 물물교환 등 방식을 통한 ‘외화 없는 수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전쟁시 필수재 공급을 떠받치고 정부 기능을 보존하기 위한 비상명령을 발동한 것으로, 이 같은 조치는 미국이나 이스라엘과 충돌 가능성을 대비한 것이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6월 이란과의 12일 전쟁을 시작하면서 수십 명의 고위 군 지휘관들을 사살한 바 있다. 이처럼 고위 인사들이 순식간에 암살될 수 있음을 가정해 권한을 분산한 것이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서방의 공격을 받는다면 이란과 걸프 국가들 사이를 잇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역내 국가들에 경고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 중 하나로,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좁은 바닷길이다. 전 세계 해상 석유 수송량의 약 25%가 이곳을 지나간다. 이란은 군사적 위협에 대한 자위권을 주장하며 미국 등 서방의 위협에 대응하는 수단으로 ‘해협 봉쇄’ 카드를 종종 꺼내들고 있다.
IRGC 해군 정치 담당 부사령관 모하마드 아크바르자데는 이날 “우리는 세계 경제를 위태롭게 하고 싶지 않지만 미국과 그 지지자들은 이란을 상대로 시작한 전쟁에서 이익을 얻을 수 없을 것”이라면서 “이란은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강요될 경우 전면적으로 대비돼 있다. 이란은 조금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인접 국가들에 “만약 영공, 영토 또는 영해가 (서방에 의한)이란 공격에 사용될 경우 ‘적대국’으로 간주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동 국가들은 미국과 이란 간 긴장 완화를 위해 양측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이란이 정권 교체가 시도된다고 느끼거나 국가 존립에 대한 위협을 받는다고 판단할 경우 역내 전반의 석유·가스 시설을 타격할 수 있다는 점을 미국 정부에 알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통화했으며, 빈 살만 왕세자는 역내 평화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고 이란 관영 타스님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란에서 발생한 반정부 시위에 대한 강경 진압을 이유로 이란에 대한 군사적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 해군에 따르면 인도·태평양사령부 지역에 배치돼 있던 항공모함 USS 에이브러햄 링컨호는 전날 미 중부사령부(CENTCOM) 관할 구역에 진입했다. 미국 중부사령부는 유럽, 중동, 아프리카를 관할한다. 일각에선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포함한 고위 정치·군사 인사들이 표적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