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 프로소르(67) 주독일 이스라엘 대사. 주영국 대사, 주유엔 대사 등을 거쳐 2022년 8월 주독일 대사로 부임했다. SNS 캡처 |
론 프로소르 주독 이스라엘 대사는 이날 독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오늘 1월27일을 맞아 이제 모든 말은 반드시 행동으로 실천에 옮겨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반유대주의를 단속할) 적절한 법률을 제정하고 가해자를 처벌해야 한다”며 “단지 유대인이나 이스라엘이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폭력을 공개적으로 선동하는 시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독일은 과거 홀로코스트의 ‘원죄’ 때문인지 1945년 이후 유대인과 이스라엘에 가장 우호적인 정책을 펴는 나라로 거듭났다. 그런데 2023년 10월 중동의 가자 지구에서 시작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의 전쟁이 2년 넘게 장기화하며 독일의 분위기가 변했다. 가자 지구를 겨냥한 이스라엘군의 무차별 공격 속에 어린이와 여성 등 민간인까지 포함해 팔레스타인 주민 7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이에 독일 시민들은 이스라엘 정부를 ‘전쟁 범죄자’로 규정하며 대규모 반유대인, 반이스라엘 시위를 벌였다.
‘이스라엘을 제재해야 한다’라는 목소리가 커지자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오랫동안 유지해 온 친(親)이스라엘 정책에서 벗어나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수출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인터뷰에서 프로소르 대사는 “가자 지구 전쟁에 반대하는 독일 시민들의 시위는 표현의 자유를 벗어나 무책임한 선동에까지 이르렀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최근 몇 년 동안 독일 사회가 얼마나 변했는지 되돌아보면 놀라울 지경”이라고 탄식했다. 짧은 기간 반유대주의가 급속히 확산한 점에 우려를 표한 것이다.
27일(현지시간) ‘국제 홀로코스트 추모의 날’을 맞아 폴란드 오시비엥침에 있는 옛 나치 독일의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추모 행사가 열린 가운데 카롤 나브로츠키 폴란드 대통령이 희생자들을 기리며 헌화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독일은 지난해 하원 총선에서 극우 정당인 독일대안당(AfD)이 원내 2당으로 부상하는 등 정치적 우경화 움직임이 뚜렷하다. AfD는 독일에 거주하거나 입국하려는 모든 외국인을 배척하며 ‘독일인 우선주의’를 외치고 있다. 과거 아돌프 히틀러 총통의 나치가 “게르만 민족이 세계 최고”라고 주장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프로소르 대사는 AfD의 부상을 경계함과 동시에 “유대인 삶을 위협하는 좌파와 무슬림의 반유대주의도 따져봐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제 홀로코스트 추모의 날은 2차대전 말기인 1945년 1월27일 나치 독일의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가 연합군에 의해 해방된 점을 기리고자 제정했다. 홀로코스트 전체 희생자의 4분의 1에 달하는 약 150만명의 유대인이 아우슈비츠 수용소 가스실 등에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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