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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광원의 도보여행] 오산 죽미령길(2)- 문헌공과 고인돌, 그리고 스미스 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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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광원 기자]
문화뉴스

고인돌공원의 고인돌. /사진=윤광원 여행작가


(더쎈뉴스 / The CEN News 윤광원 기자) 삼거리 도로를 횡단하는 육교는 '물 향기 생태교'다. 길을 건너면 고인돌공원이 나온다.

오산 금암리는 큰 바위가 많은 마을이라고 해서 '묘 바위', '검바위', '금암'이라고 한다. 이 공원에선 지석묘(支石墓) 11기가 확인됐으며, 이 중 9기가 경기도기념물로 지정됐다.

덮개돌이 모두 흙에 묻혀 있어 정확한 구조를 알기는 어렵지만, 대부분 무덤방이 땅속에 있고 굄돌이 없는 개석식 고인돌로 추정된다. 덮개돌은 주변에 많은 화강암을 사용했고, 크기는 고인돌마다 차이가 크다.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고인돌 유적을 관찰한다.

덮개돌의 위쪽에는 2호 고인돌처럼 별자리 모양으로 구멍이 파인 성혈(星穴)도 보이는데, 구멍 둘레는 마모가 많이 됐다. 할아버지, 할머니 바위도 나란하다.

공원에는 야외 공연무대가 있고, '컬처 오산 고인돌공원 음악회' 플래카드가 걸렸다. 메타세콰이어 숲속 쉼터에는 경기평상(京畿平床)이라 불리는 의자들이 많고, 'FOREST LIBRARY' 글자도 보인다.

조금 더 가니, 장미정원에 꽃들이 만발하고, 초가 정자도 쉼을 제공한다. 붉은 장미는 생명의 신비, 심장부를 나타내는 동시에 정념, 관능, 유혹을 상징하며, 이는 '사랑의 여신' 베누스의 꽃이자, 골고다 언덕에서 흘린 예수의 피에서 태어난 꽃이기 때문이라고, 안내판이 전해준다.

공원과 도로 사이에는 실개천이 흐르고, 그 옆으로 산책로가 길게 뻗었다.

그 길을 걷는다. 물억새와 갈대들이 가을 정취를 더한다. 작은 나무다리를 통해 실개천을 넘나들며, 산책로가 이어진다. 길옆에는 애완동물 위생 봉투 함도 있다.

육교를 통해 도로를 건넜다. 은행나무 가로수들이 노랗게 물들었다.

'수도권 제2 순환 고속도로' 밑을 통과하면, 죽미체육공원(竹美體育公園)이 나온다. 죽미령평화공원이 멀지 않았다.

그쪽으로 가기 위해 큰 도로를 벗어났다. 오른쪽 '꿈 두레 도서관' 옆에는 2023 정원(庭園) 분야 실습 보육 공간 조성사업인 '정원 드림 프로젝트'로 조성한 'Shelter'가 있다. '바쁘게 살아가는 지구가 쉬어가는 안식처'란다.

도서관 앞을 돌아 산기슭 길을 따라간다. 이 야산은 죽미공원(竹美公園)이다. '밤톨이 유아 숲 체험원'도 보인다.

죽미공원 조형물 옆에, 전철 1호선 철로 위를 횡단할 수 있는 육교가 놓였다. 육교를 통해 선로를 건넜다. 철로 변 채소밭 가에는 철길에 접근하지 말라는 듯, 허수아비가 서 있다.

죽미령 고갯마루에 죽미령평화공원이 위치한다.

문화뉴스

‘유엔군 초전 기념관’. /사진=윤광원 여행작가


공원에는 '유엔군 초전(初戰) 기념관', '스미스 평화관', 신·구 초전 기념비, 전망대, 놀이터 등이 있다. 초전 기념관은 전시물과 영상을 볼 수 있고, 스미스 평화관은 체험 위주 관람이다.

한국전쟁(韓國戰爭)이 터지자 미국은 이 문제를 유엔에 가져갔고, 유엔은 참전을 결정했다. 가장 먼저 한국에 온 것도 미군이다.

1950년 7월 5일 이곳 죽미령고개에서 유엔군(미군)과 북한군의 첫 번째 전투가 벌어졌다.

7월 5일 새벽 3시, 빗속을 뚫고 죽미령에 도착한 '스미스 특수임무부대(特殊任務部隊)'는 도로와 철로 부근에 진지를 구축했다. 도로를 포함한 좌측 능선에 B중대, 철로 좌측 편에 있는 진지 내 우측 고지에는 C중대를 배치하고, 105mm 포대를 죽미령 후방 수청리에 포진시켰다.

스미스 부대는 지휘관인 찰스 스미스 중령(中領)의 성을 딴 이름이다.

오전 7시 수원 근처에서 북한의 전차부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8시 16분 첫 사격을 시작으로 스미스 부대는 포탄을 쏘아대며 공격했지만, 소련제 'T-34' 탱크를 앞세운 북한군(北韓軍)에게 큰 타격을 주지는 못했다.

오전 10시, 3대의 전차를 앞세운 약 10km에 달하는 긴 행렬의 북한군 트럭과 보병이 나타났다. 스미스 부대는 박격포와 기관총을 쏘아댔고 아군, 적군 모두 많은 병사가 쓰러졌다.

그러나 북한군이 스미스 부대의 퇴로를 차단하고 전차(戰車)가 중앙을 돌파하면서, 방어선은 급격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탄약과 병력이 소진된 스미스 부대는 2시 30분 퇴각을 결정하게 됐다.

이 전투(戰鬪)에서 스미스 부대는 총 540명 중 보병 150여 명, 포병 31여 명이 전사하거나 실종됐으며, 북한군 역시 약 5000명 중 150여 명이 사망하거나 행방불명됐다.

이 미군과 북한군의 첫 전투는 승패와 관계없이 유엔군의 참전을 알리게 된 계기였다. 북한군은 미군이 가담하지 않거나 적어도 개입하기 전에 전쟁을 끝낸다는 계획하에 남침(南侵)을 감행했는데, 전쟁 개시 10여 일 만에 미 지상군의 참전(參戰)을 확인한 것이다.

초전 기념관은 한국전쟁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참전 유엔군의 고귀한 희생정신을 기리며, 평화의 가치를 수호하기 위한 역사적 사건의 의미와 가치 전승을 위한 문화와 교육의 장소다.

2층에 전시관, 3층은 영상교육실과 체험실 및 옥상정원으로 구성됐다. 또 야외에는 탱크와 장갑차(裝甲車), 야포, 군용기 등이 전시됐다.

그 뒤 낮은 언덕 위에는 유엔군 초전 기념비가 서 있다. 스미스 부대원들의 전투 장면 조각상과 3개의 돌기둥이 높이 솟았다. 1986년 세워진 신(新) 기념비다.

구 기념비는 종전 직후인 1955년 7월 스미스 부대 장병들이 돌아와, 산화한 전우들을 기리며 지역 유지들과 함께 540개의 돌을 쌓아 세웠다. 최초 깃대는 철봉이 아닌 나뭇가지였다고 한다. 1990년대까지 지역 주민들은 '유엔 탑(塔)'이라고 불렀다.

공원에서 가장 높은 반월봉 전망대에 오르면, 죽미령 주변 일대가 한눈에 조망된다는데, 시간 관계상 가보지 못했다. 또 공원에는 한국노무단(韓國勞務團) 안내판과 각종 조형물이 꽤 많다.

다시 도로를 건너 고갯길을 내려가다가, 삼거리에서 왼쪽 길을 따라가면, 세마역이 보인다.

[윤광원 여행작가는] 한양대학교에서 사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30년가량 경제기자로 일해 왔다. 특히 금융과 정부정책 관련 기사를 많이 썼다. 그러면서도 많은 책을 읽으며 인문학적 소양을 길렀고 걷기와 등산을 열심히 했다. 특히 8년 넘게 트래킹모임 '길사랑'을 이끌면서 사람들과 산과 들을 무수히 걸었다. 매주 어딘가를 갔고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 연속으로 나간 적도 많다. 짬이 나면 주중에도 다니곤 한다. 이 글은 그 결과물이다.

저서로는 경제논술 전문서인 《깐깐 경제 맛깔 논술》과 해방 이후 우리나라 금융 산업의 역사를 야사를 중심으로 정리한 《대한민국 머니 임팩트》가 있다. 또 도보여행 작가로 쓴 《배싸메무초 걷기 100선》과 《산 따라 강 따라 역사 따라 걷는 수도권 도보여행 50선》 등 도 있다.

(더쎈뉴스 / The CEN News) 윤광원 기자 gwyoun17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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