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3일 미국 미시간주 디어본에 있는 포드 생산 센터를 방문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 갑작스럽게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25%로 복원하겠다는 글을 올린 배경에는 대미 투자 압박이라는 표면적 이유 외에 한국 정부에 대한 ‘정치적 경고’가 깔린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워싱턴 조야에서 쿠팡에 대한 한국 정부의 고강도 대응, 한국 국회가 통과시킨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등이 미국의 빅테크 기업을 겨냥한 부당한 조치라는 불만과 비판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관세 복원 발표 사흘 전인 지난 23일 J D 밴스 부통령은 김민석 국무총리를 면담한 자리에서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조사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하다 구속된 손현보 목사를 거론하며 “미국 일각의 우려가 있다”고 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현재 한국 정부의 행보를 ‘미국 기업(쿠팡) 탄압’이자 ‘종교의 자유 침해’라는 틀로 보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이달 중순 열린 미 하원 청문회에서는 의원들이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해 한국 정부와 국회가 “정치적 마녀사냥을 하고 있다”고 했다. 하원 세출위원회가 이달초 공개한 예산안 부수 보고서에는 한국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온라인 플랫폼 법안이 “미국 빅테크 기업을 차별적으로 대우하는 것이고 중국에 소재한 경쟁사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는 문구가 들어갔다.
쿠팡 측도 적극적인 로비를 통해 이런 논리를 미측에 퍼뜨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번 트럼프의 관세 복원 예고에 대해 “쿠팡에 대한 한국 정부의 공격과 미국 기업들에 대한 전반적인 차별적 대우가 미 정부 최고위층까지 올라갔음을 보여준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는 여러차례 정치적 목적을 위해 관세를 무기로 쓴 적이 있다. 지난해 브라질 사법당국이 자신의 우군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기소하자 이를 마녀사냥이라 맹비난하며 50% 관세를 압박했고, 최근에는 미국의 그린란드 매입에 비협조했던 유럽 8국을 상대로 징벌적 관세 인상 카드를 꺼냈다.
다만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 스타일상 만약 한국 정부의 미국 기업 차별 등이 진짜 불만이었다면 굳이 국회 입법 지연을 핑계 삼아 에둘러 말하지 않고 직접적으로 비난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관세 복원 예고를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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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박국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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