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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사가 관리해온 ‘DMZ 출입 허가’…정부가 왜 ‘주권 침해’라고 생각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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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DMZ 평화의 길 복원에 반대 뜻
‘48시간 규정’도 잇단 갈등 빚어
유엔사 “출입허가권 행사 정당”
정부 “비군사적 영역 통제 안 돼”

정부와 유엔군사령부가 군사분계선(MDL) 남쪽 비무장지대(DMZ) 출입허가권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유엔사는 DMZ 출입 허가 권한이 전적으로 자신들 소관이라고 보는 반면 정부는 비군사적 목적 출입은 주권 사항에 속한다고 판단한다. 1953년 체결된 정전협정에 대한 해석 차이에서 시작해 양측 불신까지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양측이 수용할 만한 해법찾기가 시급해 보인다.

27일 정부와 군 당국에 따르면 유엔사는 지난 21일 “70년 넘게 정전협정에 따라 DMZ를 관리해왔다”며 “DMZ 출입 정책과 절차에 변동이 없다”고 밝혔다. 당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DMZ 평화의 길(DMZ 일부 구간을 포함한 산책 코스)’을 복원하겠다고 밝히자 즉각 내놓은 반응으로, 통일부 계획에 반대한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유엔사는 지난달에도 같은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이재강·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발의한 ‘DMZ 평화적 이용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됐다. 해당 법안은 관광이나 생태계 보전 등 비군사적 목적의 경우 한국 정부가 DMZ 출입을 허가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DMZ 출입 갈등의 표면적인 이유는 48시간 규정 때문이다. 유엔사는 종종 48시간 전에 DMZ 방문을 통보해야 한다는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출입을 허가해 주지 않았다. 지난해 유흥식 추기경과 김현종 국가안보실 1차장의 DMZ 출입이 불허되거나 미뤄질 때도 그랬다. 그러나 이 내용은 정전협정에 없다.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군정위) 비서처가 편의적으로 만든 규정일 뿐이다.

근본적인 이유는 정전협정에 대한 해석 차이다. 정전협정은 서문에서 “규정의 의도는 순전히 군사적 성질”이라고 규정한다. 정전협정은 1조 7·8·9항 등에서 “군정위”나 “사령관”의 허가 없이 군사분계선과 DMZ에 출입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유엔사는 군정위나 사령관의 출입허가권에 방점을 둬 자신들의 출입허가권이 정당하다고 본다. 반면 정부는 군사적 성질에 방점을 둬 비군사적 영역까지 유엔사가 통제하는 것은 주권침해라고 본다.

이 같은 해석 차이에 양측의 불신까지 더해졌다. 정부에선 특히 2018년 4·27 판문점 선언 이후 남한의 독자적인 평화조치를 유엔사가 방해했다는 불만이 많다. 2019년 1월 인플루엔자 치료제 타미플루를 싣고 갈 트럭이 대북제재 대상이라며 유엔사가 반대해 인도적 지원이 무산된 게 대표적인 예다.

정부와 유엔군사령관(주한미군사령관·한미연합군사령관 겸직)의 충돌이 이어지는 것은 양측 다 부담이 될 수 있다. 한·미동맹이 약화하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용근 경남대 교수는 “국회에서 DMZ 관련 법이 제정되면 양측의 대화 여지가 많아질 수 있다”며 “정부와 유엔사가 소통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곽희양·강연주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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