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

현대차·기아 ‘11조원 날벼락’… 다음 타깃은 반도체 ‘긴장’

댓글0
서울신문

수출 기다리는 자동차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한국 국회가 무역 협정을 비준하지 않고 있다며 모든 상호 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밝힌 가운데 수출용 차들이 27일 경기 평택시 평택항에 주차돼 있다. 이지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한국 국회의 입법 절차 지연을 이유로 ‘모든 상호 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밝히자 또 다시 ‘뒤통수’를 맞은 산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자동차 업계는 경쟁력·수익성 악화를, 반도체 업계는 관세 100% 위협의 현실화를 우려하는 동시에 대책 마련에 부산한 모습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27일 “현재로선 정부의 협상에 기댈 뿐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며 재반복된 트럼프 대통령발 관세 리스크에 지친 모습을 보였다. 미국 시장에서 경쟁자인 일본이나 유럽연합(EU)의 관세는 15%로 그대로인데 한국 자동차에만 25% 관세가 매겨질 경우, 가격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최대 피해’ 자동차 업계

“정부 협상 기댈 뿐… 지켜볼 수밖에”
지난해 2·3분기 관세로 4.6조 손실
25% 현실화 땐 수익 악화 불가피


하나증권은 관세 25% 원상복구시 현대차·기아의 연간 관세 비용은 15%일 때(6조 5000억원)보다 4조 3000억원 늘어난 10조 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2026년 합산 영업이익을 18% 감소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25% 관세에 따라 현대차·기아가 8조 4000억원의 비용을 부담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미국 시장에 97만 2124대를 수출한 현대차·기아는 도요타 등 경쟁사들과 마찬가지로 가격 동결 전략을 쓰면서 2·3분기에만 관세로 총 4조 6000억원의 손실을 봤다. 현대차그룹은 약 70만대 수준인 미국 현지 생산 능력을 중장기적으로 120만대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압박으로 미국 생산 물량을 더욱 확대할 경우 국내 산업 기지의 공동화 현상이 가속화 될 수 있다. GM한국사업장(한국GM)의 철수설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GM은 지난해 수출 물량의 86.8%(38만 8280대)가 미국 수출일 정도로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5% 관세가 현실화하면 현대차그룹은 현지 생산 확대나 다른 지역으로 물량을 돌리는 방식으로 상대적으로 타격을 완화할 수 있지만, 한국GM으로선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 적자를 보기 때문에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 업계는 곧 진행될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긴장하고 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메모리 반도체를 만들고 싶은 기업에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100% 관세를 내거나 미국에서 생산하는 것”이라고 대미 투자를 압박했다. 우리나라 반도체는 지난해 10월 대만보다 불리한 대우를 받지 않는 ‘최혜국 대우’를 약속받았지만 이 원칙마저 흔들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반도체는 유관 산업들이 거대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어 미국 현지 이전이 현실화할 경우 공동화 현상이 더욱 심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관세 압박으로 미국 현지의 반도체 생산 기지가 확대되면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있다”고 말했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사태에 우리 정부가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반도체 관세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며 “우선 대미투자특별법을 조속히 처리해 합의 이행 의지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반도체가 가장 중요한 품목인 만큼 트럼프 대통령 재임 기간 동안 관세 압박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단기적으로 한미 합의에 따라 약속한 대미 투자를 이행해 나가고, 장기적으로는 국내 기업들의 반도체 기술 격차를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한미 간 관세 합의가 쉽게 뒤집히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21일 “미국이 반도체에 100%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 내 반도체 물가도 100% 오를 것”이라며 미국의 비용 부담 증가를 지적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 적용 가능성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촉각 세운 반도체 업계

러트닉 “미국에서 생산하라” 압박
‘대만보다 유리한 조건’ 철회 가능성
“美 투자하면서 기술 격차 유지해야”


현재 상호관세 15%를 적용받는 가전 업계도 25%로 관세가 오르면 수익성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수요 둔화와 마케팅비 증가 등으로 TV와 생활 가전 부문에서 고전했다.

제약바이오업계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7월 의약품에 대해 200% 초고율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가 100% 부과, 15% 부과 등으로 오락가락했기 때문에 25% 인상 방안도 우선은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바이오협회는 “아직 의약품 및 의약품 원료 수입이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미국의 232조 조사 결과와 그에 따른 관세 부과 계획이 발표되지 않았다”며 “즉각적으로 의약품에 25% 관세율이 적용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종훈·장진복·김지예 기자



    ▶ 밀리터리 인사이드

    - 저작권자 ⓒ 서울신문사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서울신문 주요뉴스

    해당 언론사로 연결

    이 기사를 본 사람들이 선택한 뉴스

    • 이투데이인천~나트랑 지연율 45.8% 달해⋯내년부터 지연된 시간 평가 반영
    • 테크M스마일게이트 인디게임 축제 '비버롹스'로 탈바꿈...12월 DDP서 개막
    • 뉴스핌BNK부산은행, 금감원과 '보이스피싱 및 전자금융사기 예방캠페인' 실시
    • 아시아경제OK저축은행, 읏맨오픈 8월12일 개막…최윤 "모두의 축제"
    • 서울경제"이 월급 받고 어떻게 일하라고요"···역대 최저 찍었다는 '공시생', 해법은?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