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국무총리가 23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디시(D.C) 백악관에서 제이디(JD) 밴스 부통령과 면담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총리실 제공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각) 한국 자동차 품목 등 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히면서 최근 ‘2박5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뒤 “제이디 밴스 미국 부통령을 만나서 ‘핫라인’을 구축하는 게 제일 큰 목적이었다”고 말한 김민석 국무총리가 머쓱해졌다. 미국 행정부의 2인자와 ‘직통 라인’을 만들고도 사전에 트럼프 대통령의 통보와 관련한 어떤 언질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 총리는 이날 사전녹화된 삼프로 티브이 인터뷰에서 방미 목적 관련 질문에 “밴스 부통령과 관계를 설정하고 그 외 필요한 사람들을 만나는 게 큰 목적”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현지 체류 일정) 이틀을 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희가 한-미 관세협상 이후에 조인트 팩트시트 등 타결된 내용을 실제로 이행하는 데 좀 지연된 것들이 있어서 그것들을 이제 챙겨야 했다”며 “최근에는 반도체 문제 등 새로운 국면이 형성될 조짐이 있지 않았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도 이번에 알았는데 해방 이후에 대통령 서명을 총리가 대신 가서 서명한 경우 두 번, 조문하러 간 경우 두 번, 유엔 총회 갔다가 우연히 백악관 방문한 경우 한 번 빼고는 고유 업무로 가서 방문한 건 제가 처음이라고 한다”고 자랑스러워 했다. 그러면서 “외교부에서 강경화 주미대사, 외교부 차관도 같이 가셨는데, 완전히 새로운 역사를 하나 썼다고 하시더라”고 거듭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 총리는 22일 출국해 26일 인천공항으로 귀국하기까지 미국 현지에서 밴스 부통령과 미 하원 의원들을 만났다. 김 총리는 “(밴스 부통령 등과) 자유롭게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는데, 먼저 우리가 (언제라도 연락 가능한) 관계 설정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고, 즉석에서 부통령 사무실 자기 직통 번호를 알려줬다”며 “관세 협상 후속 조처 가운데 우리는 원자력, 핵잠수함, 조선 산업에 제일 관심이 있는데 진도가 생각보다 잘 안 나가니 (밴스 부통령과 제가) 좀 챙겼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생각 이상으로 적극적인 답을 들었다”며 “한 달, 혹은 석 달, 여섯 달 이런 식으로 일정을 잡아서 좀 계획을 진행해 갔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각)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한국 입법부는 미국과 협정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한국산 제품에 대한 상호관세를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 대변인실은 이날 오전 언론공지를 통해 “미국 정부로부터 공식적인 통보나 세부 내용에 대한 설명은 아직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이날 성명을 내어 “김민석 총리는 방미 당시 모든 대화와 설명이 다 잘 된 것처럼 발표하면서 밴스 부통령과의 핫라인까지 구축했다고 자화자찬했다”며 “총리가 자랑한 그 핫라인이 단 하루 만에 먹통이 된 것인가? 김민석 총리는 미국에서 연방 하원의원들과 오찬을 하고 밴스 부통령과 회담을 하면서도 한미 간 위기의 분위기는 전혀 감지하지 못한 것이냐”고 비꼬았다.
기민도 기자 ke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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