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공영 NHK, 닛테레뉴스 등에 따르면 도쿄지방재판소(지방법원)은 26일 오후 ‘북송’ 사업의 일환으로 북한으로 건너갔다가 탈출한 재일교포 등 4명이 북한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데 대해 이같이 판결했다. 원고 측 변호인단에 따르면 일본 법원이 북한 정부에 배상 명령을 한 판결은 이번이 처음이다.
원고 중 한 명인 탈북자 가와사키 에이코가 26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AFP연합뉴스 |
북한은 1959년부터 1984년까지 일본인을 포함한 그 가족들을 북한으로 이주시키는 귀환 사업을 진행했다. 약 25년 간 계속된 북송사업으로 재일교포와 일본인 가족 등 약 9만3340여명이 북한으로 건너갔다. 1960∼1972년에 북한으로 건너간 이후 2001∼2003년 탈북한 원고들은 의료와 교육이 무상인 ‘지상 낙원’이라는 허위 선전에 속아 북한으로 건너갔고, 장기간 가혹한 생활을 강요받았다며 4억엔(약 37억원)의 배상을 요구했다.
2022년 1심에서 도쿄지방법원은 “북한 내에서 이뤄진 행위에 대해서는 일본 법원에 관할권이 없다”는 이유로 기각했으나 2023년 10월 2심에서 도쿄고등법원은 일본에서 북한으로 데려간 뒤 출국을 허용하지 않은 행위를 '하나의 계속된 불법행위'라고 판단해 1심 판결을 파기하고 도쿄지방법원으로 환송했다. 그간 북한 측은 재판에 한 번도 출석하지 않았으며 답변서 등도 제출하지 않았다.
북송 사업에 대한 북한의 책임을 인정한 이번 판결에 유엔인권사무소 서울사무소와 국내 북한인권 단체 등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제임스 히난 유엔인권사무소 서울사무소장은 보도자료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자행한 인권 침해에 대한 정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노력이 유의미하게 인정받은 결정”이라며 “이번 재판부 결정이 더 많은 책임규명의 기회로 이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물망초, 6·25 국군포로가족회, 북한인권시민연합(NKHR) 등은 공동성명에서 “승소한 북송 재일교포 원고들이 일본 내 북한 자산을 찾아 배상판결을 집행하여 정의를 실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이들은 국내 법원에서 북한을 상대로 승소한 탈북 귀환 국군포로들이 사단법인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경문협)의 북한 저작권료에 대해 벌이고 있는 추심금 소송이 신속히 진행돼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라는 점을 상기하며, 대법원의 신속한 판결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임성균 기자 imsu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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