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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오쿠보 의인’ 故이수현 25주기…모친 “떨어진 밀알도 썩지 않으면 열매 거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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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2001년 일본 도쿄의 신오쿠보역에서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려다가 목숨을 잃은 의인 고 이수현 씨의 25주기를 맞은 26일 오후 이 씨의 모친인 신윤찬 씨 가 묵념을 마치고 아들의 이름이 새겨진 추모 동판을 바라보고 있다. 신 씨의 왼쪽은 이혁 주일 한국대사. 도쿄=황인찬 hic@donga.com


2001년 일본 도쿄의 신오쿠보역에서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려다가 목숨을 잃은 의인 이수현 씨(1974∼2001)의 25주기를 맞은 26일 오후. 사고가 일어난 신오쿠보역의 신주쿠방면 2호차 3번 승강장 앞을 찾은 이 씨의 모친인 신윤찬 씨(76)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는 “25년이 흘렀네요. 제 머릿속에 있는 아들은 이 거리에 있는 친구들처럼 아직 청년의 모습인데, 이제는 아저씨가 돼 버렸다”면서 “제가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안전) 시설이 너무 허술했다는 그 생각이 다시 나서 갑자기 울컥해졌다”고 했다.

어학연수로 일본을 찾은 이 씨는 2001년 1월 26일 저녁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기숙사로 돌아가기 위해 역을 찾았다가 선로에 떨어진 한 일본인 취객 남성을 발견하고 뛰어들었다. 이 씨와 함께 일본인 사진작가 세키네 시로(関根史郎‧당시 47세)가 구조에 나섰지만 열차를 피하지 못하고 3명이 모두 숨졌다. 한국인이 일본인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던진 점에서 일본 사회에 큰 충격을 줬고, 해마다 추도식이 열리고 있다. 사고를 계기로 일본 지하철에 스크린도어 등 안전 시설도 보강됐다. 이 씨의 이름을 따 2002년 설립된 ‘LSH 아시아 장학회’는 지금까지 1200여 명의 아시아 출신 장학생을 배출했다.

이날 추도식 이후 인근 오쿠보지역센터에서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신주쿠한국상인연합회가 주최한 행사에는 이 씨처럼 일본에 온 한국인 유학생 등 약 150명이 참여했다. 신 씨는 “한 알의 밀알이 떨어진 뒤 썩지 않으면 많은 열매를 거둘 수 있다는 말이 있다”면서 “아들은 갔지만 양국의 우호가 더 좋아진다면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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