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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정부 부채에 빠진 세계 경제" 경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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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써야 할 곳은 많고 증세는 어려워"
일본 재정 악화 우려에 미국채 금리도 영향
정부 부채 이자 비용 급증 악순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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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부채 시계'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세계 주요 국가들이 정부 지출에 의존해 경제 성장을 떠받치면서 국가 부채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정학적 갈등, 고령화, 인공지능(AI) 시대로의 전환 등 정부가 돈을 써야 할 곳이 넘쳐나지만 재무 개선을 위해 증세를 단행하기 어려워 문제가 더 심각해진다는 진단이다.

WSJ은 '세계 경제가 정부 부채에 빠져있다'(The World Economy Is Hooked on Government Debt)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같이 진단했다.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토르스텐 슬록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분석에 따르면 세계 1위 경제 대국인 미국과 3위인 독일은 각각 재정 확대를 통해 올해 경제 성장률을 1%포인트씩 끌어올릴 것으로 예측된다.

세계 4위의 경제 규모인 일본도 재정 부양책을 활용해 올해 성장률을 0.5%포인트 높일 수 있을 전망이다.

중국은 2년 연속 대규모 적자 재정을 편성해 경기 부양에 집중하고 있다. 통합 재정 적자는 올해 국내총생산(GDP)의 9%로, 이는 중국의 예상 경제 성장률보다 갑절이나 큰 수치다.

국제통화기금(IMF) 데이터를 보면 작년 선진국의 평균 재정 적자는 GDP 대비 4.6%였고 신흥국은 6.3%였다. 이는 10년 전(선진국 2.6% ·신흥국 4%)보다 크게 확대된 것이다. 한국의 작년 재정 적자는 추가경정예산안 발표(지난해 6월) 때의 추정치 기준으로 4.2%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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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한 외환 트레이딩 업체 모니터에 표시된 엔화 환율
기사와 상관없는 자료사진입니다. [로이터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재정 문제에 관한 경고등은 계속 켜지고 있다.

일본에선 지난주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정부 지출 증대와 소비세 감세 계획을 발표하자 국채 장기물의 금리가 역대 최고치로 치솟았다. 채권 금리는 채권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며 금리 급등은 채권 가격 급락을 뜻한다.

투자자들이 일본 국채를 대거 매도하면서 미국 국채 금리까지 끌어올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영국에서는 2022년 감세 정책 발표로 국채 시장이 요동치자 결국 리즈 트러스 당시 총리가 사임했다. 프랑스에서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공공지출 개혁을 추진하면서 국가적 혼란 속에 최근 2년 사이 국채 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다.

각국 정부가 직면한 최대 난점은 애초 정부가 돈을 써야 할 상황이 많다는 것이다.

국제 안보 질서가 무너지고 지정학적 긴장이 커지며 유럽과 캐나다 등은 국방 예산을 대폭 늘려야 할 처지다. AI 기술 격변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 관세 여파로 자국 기업과 경제도 지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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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에 일시 파견됐다가 이달 18일 귀국하는 독일군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일본 같은 국가는 고령화 위기 속에 경제를 활성화하고 소비를 늘리기 위해 재정 부양책이 절실하다.

부채의 실질적 해법은 증세지만 유권자 저항이 큰 탓에 각국 리더들은 이를 실행하는 것을 망설이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아예 트럼프 대통령은 감세를 국정 목표로 삼고 있으며, 독일은 이미 세금이 너무 높아 더 올릴 여지가 거의 없다.

IMF의 작년 10월 보고서를 보면 전 세계의 공공부채는 2029년이면 세계 GDP의 10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 세계가 제2차 세계대전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194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최근 계속된 인플레이션을 잡고자 중앙은행들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리면서 전 세계의 정부 부채가 통제 불능 상태로 진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크다.

이자가 늘면서 부채의 이자 비용까지 불어나 돈을 더 갚기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 국가 부채의 이자 비용은 최근 4년 사이 2배 이상 늘었고, 독일과 일본도 같은 기간 부채 상환 비용이 갑절 가깝게 불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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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화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최악의 경우 정부가 재정 부담을 못 이기고 돌연 증세나 지출 삭감을 택해 경제에 큰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모리스 옵스펠드 전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정부 부채 상환 능력에 대해 투자자들이 신뢰를 잃거나 AI의 경제적 혜택에 대한 의구심이 확대되는 등의 사건이 이런 위기의 방아쇠(트리거)가 될 수 있다고 WSJ에 말했다.

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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