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테헤란의 엔겔라브 광장에 미국을 겨냥한 벽화가 걸려있다. /AP 연합뉴스 |
미국이 이란의 반(反)정부 시위대 유혈 진압을 문제 삼아 중동 지역에 전력을 강화하자, 이란이 수도 테헤란 한복판에 미국을 겨냥한 대형 벽화를 내걸었다.
AP통신은 25일 테헤란 엔겔라브 광장 초대형 광고판에 항공모함이 공격을 받아 전투기들이 파괴·폭발하는 장면을 그린 그림이 내걸렸다고 보도했다. 엔겔라브 광장은 그동안 정권이 주도하는 집회 장소로 활용돼 왔으며, 당국은 주요 계기 때마다 이곳 벽화 내용을 교체해 왔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형태의 그림 속 비행갑판에는 전투기 잔해와 시신이 흩어져 있고, 흘러내린 피는 항모 뒤편 바다로 이어져 미국 성조기의 붉은 줄무늬를 연상시키는 형태를 이뤘다. 그림 한쪽에는 영어와 페르시아어로 “바람을 뿌리면 회오리를 거두게 될 것”이라는 문구도 적혀 있다. 이는 미국이 군사 대응에 나설 경우 더 강한 보복을 감수하게 될 것이라는 이란 정부의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란 고위 당국자는 24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제한된 공격, 전면적 공격, 외과 수술식 공격, 물리적 공격 등 그들이 뭐라고 부르든 어떤 형태의 공격도 우리를 향한 전면전으로 간주해 가장 강력한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 역시 “그 어느 때보다 준비가 돼 있다”며 “방아쇠에 손가락을 올려두고 있다”고 했다.
미군도 중동 지역 전력을 강화하고 있다. 에이브러햄 링컨호와 구축함 3척으로 구성된 항모 전단이 최근 남중국해에서 출발해 중동으로 향했고, 바레인에는 연안전투함 3척이 이미 입항했다. 페르시아만 일대에는 미 해군 구축함 2척도 배치됐다.
유럽에 주둔해 있던 미군과 영국군 전투기들도 중동 지역으로 이동했다. 미국 494전투비행대대 소속 F-15 스트라이크 이글 전투기가 중동 기지에 도착했으며, 영국 국방부도 지난 22일 방어 목적이라며 유로파이터 타이푼 전투기들을 카타르에 배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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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아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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