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국무총리가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가테러대책위원회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이용경 기자] 경찰이 ‘국가 공인 1호 테러’로 지정된 2024년 이재명 대통령 가덕도 피습 사건을 재수사하기 위해 26일부터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가동했다. 경찰 TF는 초기에 이 사건이 테러로 지정되지 않은 경위와 피습 현장 증거인멸 의혹 등에 관해 폭넓게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이날부터 총원 45명·2개 수사대로 구성된 TF를 꾸리고 본격적인 운영에 나섰다. TF 단장은 정경호 광주경찰청 수사부장(경무관)이 맡았으며 사무실은 부산경찰청에 설치됐다.
왜 사건 당시엔 ‘테러’ 지정 안 했나
피습 사건은 이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지난 2024년 1월 2일 부산 가덕도를 방문하던 중 발생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김모(67) 씨가 휘두른 흉기에 왼쪽 목을 찔려 수술하고 입원 치료를 받았다. 당시 사건을 수사한 부산경찰청은 공모나 배후가 없는 단독 범행으로 결론 내렸다. 이후 김씨는 살인미수 혐의로 징역 15년형이 확정돼 복역하고 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과 대테러센터 등이 해당 사건을 ▷테러로 지정하지 않았고 ▷현장 증거가 적절히 보존되지 않았다는 의혹이 여권을 중심으로 제기되면서 사건이 축소되거나 왜곡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이번 경찰 TF의 수사도 크게는 이 두 가지 의혹을 중심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경찰 TF는 우선 이 대통령 피습 사건의 배후·공모 세력 등 축소 은폐 의혹을 수사하면서 테러 미지정 경위 등을 들여다볼 방침이다.
여권에선 이와 관련해 일찌감치 의혹을 제기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인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9월 정보위 전체회의에서 “윤석열 정부 당시 김상민 전 국정원 법률특보가 해당 피습 사건을 테러로 지정하지 말자는 취지의 내부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민주당 정치테러대책위원회가 김 전 특보의 사건축소 보고서 작성 경위를 국정원에 확인 요청했는데, 국정원 자체 감사를 통해 확인됐다고 했다.
김 전 특보는 부장검사 출신으로 2024년 총선에서 경남 창원 의창 지역구에 출마하려다 경선에서 탈락했고 이후 국정원 특보로 채용된 인물이다. 김건희 여사 측에 공천인사 청탁했다는 혐의로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의해 기소돼 현재까지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피습 현장 물청소…증거인멸 의혹도
초동 수사 과정에서 현장 보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증거가 인멸됐다는 의혹도 경찰 TF의 주요 수사 대상이다.
민주당은 피습 사건 직후 경찰이 사건 현장을 온전히 보존하지 않고 페트병 등을 이용해 물청소했다며 범행 현장을 훼손하고 증거를 인멸했다고 주장했다. 우철문 당시 부산경찰청장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출석해 “범인이 검거됐고 증거물이 충분히 확보된 데다 방송사·당직자·지지자 등이 다 있어 현장을 보존할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당대표 정치테러 대책위원회는 2024년 2월 우 전 청장과 옥영미 전 부산강서경찰서장을 증거인멸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했다. 하지만 공수처는 같은 해 5~6월 부산 강서경찰서에 대한 압수수색과 함께 옥 전 서장 등 경찰 간부들을 소환해 조사했다. 하지만 별다른 혐의점을 찾지 못하고 8월 우 전 청장과 옥 전 서장에 대해 무혐의 처분했다.
이번 피습 사건에 대한 재수사는 테러방지법 상 ‘테러’로 지정된 만큼 당시 수사에 관여했던 관계기관에 대한 전방위적 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 20일 김민석 국무총리 주재로 국가테러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이 대통령의 가덕도 피습 사건을 공식적으로 ‘테러’로 지정했다. 법제처는 해당 사건이 테러방지법 상 테러의 구성 요건을 충족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부산경찰청이 아닌 국가수사본부가 직접 사건을 지휘한다. 이는 수사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확보하려는 조치로, 그간 제기돼 온 초기 수사 축소·은폐 의혹을 의식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기존 수사 주체와 분리된 지휘 체계를 통해 재수사 결과에 대한 신뢰를 높이겠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TF는 변호사 자격증을 보유한 수사관도 모집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테러 혐의에 관한 경찰 수사 전례가 많지 않은 만큼 법리 검토 인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