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강추위가 이어지면서 1980~1990년대 ‘사모님 패션’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모피가 세련된 방한 아이템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다만 동물권 보호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천연 모피보다 중고 모피나 인조 모피(페이크 퍼) 등 대안을 선택하는 모습이다.
26일 패션 플랫폼 29CM에 따르면 한파 특보가 내려졌던 지난해 12월 말부터 한 달간(2025년 12월 20일~2026년 1월 18일) 퍼 재킷(모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1% 급증했다. 최근 영하권 날씨가 지속되면서 보온성과 스타일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아이템으로 인식되며 소비자들의 선택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유통업계도 모피 수요 증가에 발맞춰 관련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말 최고급 모피 원단으로 꼽히는 ‘세이블’을 중심으로 한 행사를 진행했다. 부산 센텀시티점에서는 올해 2월까지 모피 제품만을 모은 팝업스토어를 운영 중이다.
모피 열풍은 국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달 24일(현지시간) CNN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진짜 동물 모피 코트를 입고 뉴욕 시내를 활보하는 모습은 상상할 수 없지만, 최근 겨울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대부분의 도시를 거닐다 보면 마치 모피가 곧 부의 상징이었던 1950년대로 시간 여행을 온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밍크나 여우 털 등 동물의 가죽과 털을 사용한 모피는 동물권 논란과 트렌드 변화로 한동안 패션계에서 자취를 감췄다. 샤넬·구찌·프라다 등 주요 명품 브랜드들이 잇따라 모피 사용 중단을 선언하며 ‘반(反)모피’ 흐름에 동참한 것도 이 같은 변화의 일환이다.
유명 패션 잡지 ‘보그’, ‘얼루어’ 등을 발간하는 글로벌 미디어 기업 콘데 나스트 역시 자사 패션 매체를 통해 동물 모피를 콘텐츠와 광고에 사용하지 않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다만 생계형 생산이나 원주민 공동체의 전통적 관습에서 비롯된 부산물에 대해서는 예외를 인정했다.
동물권 보호에 대한 인식이 높은 유럽연합(EU)도 모피를 위한 동물 사육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논의 중이다. 유럽 최대 모피 생산국이었던 폴란드는 지난달 2033년까지 단계적으로 모피 사육을 폐지하는 법안을 제정했다.
이처럼 반모피 기조가 강화되면서 최근의 모피 소비는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띤다. 동물권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중고 모피를 선택하거나 인조 모피인 ‘페이크 퍼’를 활용한 제품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소비가 변화하고 있다. CNN에 따르면 중고 거래 사이트 ‘더리얼리얼’에서 지난해 ‘빈티지 모피 코트’ 검색량은 전년 대비 191% 증가했다.
허경옥 성신여대 소비자산업학과 교수는 “녹색 소비, 동물 보호, 윤리적 소비가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동물을 학대하는 방식으로 얻어진 동물의 털이나 모피 소비를 억제하자는 흐름이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모피뿐 아니라 일부 동물성 소재 역시 윤리적 소비나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흐름과 맞지 않는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조 모피나 실제 동물 털이 아니지만 동물 털과 매우 유사한 대체 제품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며 “이런 제품들은 보온성도 좋고, 실제 동물 털과 구별이 어려울 만큼 정교해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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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기자 dorem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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