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시민들이 연방 국경순찰대 요원의 총격으로 사망한 알렉스 제프리 프레티를 추모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이민단속 요원의 총격으로 미국 시민이 사망한 사건을 놓고 집권 여당인 공화당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AP통신은 연방정부의 이민단속 정책에 대한 심층 조사를 촉구하는 공화당 의원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앤드류 가르바리노 미 하원 국토안보위원회 위원장은 ICE(미 이민세관단속국), 세관국경보호국 등에 “나의 최우선 과제는 미국인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라며 증언을 요청했다. 톰 틸리스(공화·노스캐롤라이나), 빌 캐시디(공화·루이지애나), 수잔 콜린스(공화·메인), 리사 머카우스키(공화·알래스카) 의원 등도 이민단속 당국에 자세한 정보를 요구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캐시디 상원의원은 전날 엑스(X)에 “ICE와 국토안보부의 신뢰성이 위태로워졌다”며 “연방 정부와 주 수사당국의 완전한 합동 조사”를 촉구하는 글을 올렸다. 틸리스 상원의원은 “미니애폴리스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에 대해 철저하고 공정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머카우스키 상원의원은 “ICE 요원들은 임무 수행 과정에서 ‘백지 위임장’을 부여받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미 이민단속 당국은 총격으로 희생된 이들을 범죄 용의자로 부르면서 이들에게 책임이 있다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전날 미국 시민인 알렉스 제프리 프레티에게 총격을 가한 연방 국경순찰대(USBP) 요원의 지휘관인 그레고리 보비노는 이날 미니애폴리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연방 요원의 총격으로 지난 7일 사망한 여성 르네 굿과 전날 사망한 남성 알렉스 프레티를 “용의자들”(suspects)로 지칭했다. 보비노는 “두 명의 용의자가 총에 맞았다”며 “법 집행관의 생명을 공격하거나, 업무를 지연시키거나 방해하거나 위협하는 용의자들”이라고 말했다.
또 미 국토안보부 관계자는 사건 발생 직후 공화당 의원들에게 희생자가 ‘불법 체류자’라는 취지의 잘못된 이메일 보고를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더했다.
올해 중간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공화당 의원들은 여론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미 행정부에 사태 수습을 요구하고 있다. 공화당 소속 케빈 스팃 오클라호마 주지사는 CNN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 문제에 대해 ‘잘못된 조언’을 받고 있다”며 “미국인들은 (이민 단속 정책의) 최종 목표가 무엇인지, 해결책은 무엇인지 묻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대다수 공화당 의원은 아직 공개 입장을 표명하지 않거나 정부를 엄호하고 있다.
야당인 민주당은 1월 한달 새 두 차례나 발생한 이민단속 요원 총격 사망 사건과 관련해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 탄핵을 요구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하원의원 회의를 소집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민주당 소속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와 미네소타주 법무장관 키스 엘리슨도 참석했다.
로라 길렌 하원의원(민주·뉴욕)은 회의 직후 소셜미디어 엑스에서 놈 장관을 즉각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회의에 참석한 한 의원은 “민주당원들이 이렇게 강한 투지로 단결된 모습을 보이는 건 처음 봤다”고 폴리티코에 전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번 사건 이후 트럼프 정부의 세출법안 패키지 통과를 반대하면서 ‘연방정부 셧다운’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법안 패키지에는 ICE 예산 100억달러(14조6000억원)를 포함해 국토안보부 지출 예산 644억달러(약 93조7000억원)가 반영됐는데, 민주당은 이 부분이 포함된 상태로는 법안을 처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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