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국제 금값이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5000달러선을 돌파했다. 지정학적 긴장과 미국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동시에 커지면서, 글로벌 자금이 안전자산인 금과 은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달러와 미국 국채를 피하려는 이른바 ‘셀 아메리카(Sell America)’ 심리가 확산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미국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 따르면 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5028.2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48.5달러 상승했다. 금값이 종가 기준으로 5000달러선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 선물 가격은 지난해 10월 4000달러선을 돌파한 이후 상승 속도를 계속 높이고 있다.
은값의 상승세도 가파르다. 전날 3월 인도분 은 선물 가격은 온스당 101.33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100달러선을 넘어섰다. 국제 은값은 지난해 한 해 동안 150% 넘게 상승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40% 이상 급등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금·은값 급등의 배경으로 미국 자산에 대한 신뢰 약화를 가장 먼저 꼽는다. 미국과 유럽 간 그린란드를 둘러싼 외교적 긴장이 고조된 데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를 향해 금리 인하와 정책 방향을 공개적으로 압박하면서 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불거졌기 때문이다.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질수록 금과 은 같은 실물자산으로 자금이 쏠리는 구조다.
특히 ‘셀 아메리카’ 흐름이 금값을 끌어올리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미국 국채와 달러를 동시에 회피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전통적인 안전자산인 금이 다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금값 상승에 불을 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이후 줄곧 연준을 향해 금리 인하를 압박해 왔고, 최근에는 연준의 정책 판단 자체를 문제 삼는 발언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지정학적 리스크가 더해졌다. 그린란드를 둘러싼 미국과 유럽 간 갈등은 단순한 외교 문제를 넘어 안보·자원·영토 문제로 확산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중동과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새로운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고 금·은 같은 실물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움직임이 뚜렷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