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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삼겹살 1등은 여기”…10전11기 실패의 아이콘, 삼겹살의 전설이 되다[미담:味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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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미슐랭 삼겹살 전문점, 박수경 금돼지식당 대표
생과일주스부터 배달삼겹까지 10여 번의 실패 반복
삼겹살 맛 찾기 위해 육가공 전문가부터 日 파인다이닝까지
금돼지식당 맛의 비결, 고기·불·소금의 3박자
대만 시작 일본·싱가폴·인도네시아·미국 진출 계획
음식을 통해 세상을 봅니다. 안녕하세요. 맛있는 이야기 ‘미담(味談)’입니다. 인간이 불을 집어든 날, 첫 셰프가 탄생했습니다. 100만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들은 음식에 문화를 담았습니다. 미식을 좇는 가장 오래된 예술가, 셰프들의 이야기입니다
헤럴드경제

박수경 금돼지식당 대표. 금돼지식당 제공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삼겹살이 일본의 스시처럼 세계적인 프리미엄 음식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 대답은 ‘예스’다. 그 가능성을 보여준 식당이 있다. 삼겹살의 패러다임을 바꾼, 금돼지식당이다.

삼겹살은 단연코 한국의 대표 바베큐다. 돼지고기를 불에 굽는 게 뭐 그리 대단하냐고 묻는다면, 이는 삼겹살의 깊이를 잘 모르고 하는 말이다. 품종과 숙성, 정형, 불의 온도와 열 전달 방식 등에 따라 삼겹살은 천상의 맛에 도달한다.

삼겹살은 유연한 음식이다. 좋은 소금에 찍으면 기름의 풍미가 전면에 드러나고, 과카몰리나 바질페스토, 살사를 곁들이면 이국적인 매력을 낸다. 쌈장과 마늘, 상추와 깻잎에 쌈을 싸면, 한식의 맛이 지닌 조화의 미식을 완성한다. 한 점의 고기가 만드는 수 많은 맛의 아름다움, 그것이 삼겹살의 미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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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돼지식당에서 GD. 인스타그램



90년대~200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삼겹살은 주로 집에서 먹는 음식이었다. 그때를 겪은 이라면 ‘삼겹살 파티’라는 말을 기억할 것이다. 월급 날 또는, 축하할 일이 있을 때면 정육점에서 사온 삼겹살을 가족들이 둘러 앉아 구워 먹던 추억 말이다. 그때는 집에서 먹는 삼겹살과 밖에서 먹는 삼겹살 맛의 차이가 크지 않았다. 물론 강남을 중심으로 몇몇 고급화된 삼겹살집이 존재했지만, 극히 일부의 일이었다.

삼겹살의 프리미엄화가 본격화된 건 2010년 이후의 일이다. 집에서 먹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삼겹살을 접한 사람들은 금새 그 맛에 빠져들었다. 이제는 삼겹살도 스테이크처럼 좋은 분위기 안에서 편안한 서비스를 제공 받으며 먹는 고급 한식 문화로 손색이 없다.

이는 스시의 일대기와도 비슷한 구석이 있다. 스시는 19세기까지만 하더라도 일본 내에서 상인들이 즐겨 먹던 ‘패스트푸드’ 입지에 가까웠다. 메이지유신과 세계대전 이후 본격적으로 미국에 진출한 일본의 스시는 와패니즈로 불리는 일본 동경 신드롬에 발맞춰 20세기 중반 이후 일본의 경제성장과 맞물려 세계적인 고급식으로 자리잡았다. 짧은 설명으로 축약과 생략이 있는 설명이지만, 그 일대기를 삼겹살이 밟아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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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경 금돼지식당 대표. 금돼지식당 제공



이 흐름의 중심에 금돼지식당이 있다. ‘삼겹살계의 에르메스’라는 별칭을 얻은 이곳은 삼겹살로는 최초로 미쉐린의 선택을 받았고, 세계적인 미식 평가 가이드 라리스트(La Liste)의 ‘마스터 오브 파이어’에도 이름을 올렸다. 삼겹살의 기준을 다시 쓴 셈이다.

이 성공은 단번에 완성되지 않았다. 금돼지식당 박수경 대표의 여정은 ‘고난’이라는 단어로 요약된다. 평범한 직장인이던 그는 2009년, 동대문시장에서 생과일주스 매대로 첫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수제버거, 치킨, 족발, 아귀찜, 쌀국수, 샐러드까지 3년간 10여 가지 음식에 도전했지만 결과는 모두 실패였다.

“사채 빚만 2억원에 달했어요. 하루를 버티는 것 자체가 힘든 시절이었어요. 남편이 옆에 없었다면, 절대 고난을 이겨내지 못했을 거에요. 돌이켜보면, 그 때의 수 많은 실패들이 지금의 금돼지식당을 만든 것 아닐까 싶어요. 실패를 통해 사업의 노하우를 체득했다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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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시절 든든한 버팀목이던 남편 신재우 금돼지식당 공동대표와 박수경 대표. 금돼지식당



동대문시장에서 마지막으로 시도한 배달 삼겹살에서 가능성을 발견한 그는, 그 경험을 바탕으로 금돼지식당의 문을 열었다. 맛을 찾기 위해 7개월 동안 국내의 유명 삼겹살집을 샅샅이 다녔고, 일본의 파인다이닝을 찾아 접객과 서비스까지 연구했다. 육가공 전문가들을 찾아다니며 손질법을 배우는 데도 주저함이 없었다.

“가오픈 때 지인이 ‘맛있기는 한데, 굳이 찾아올 정도의 맛은 아니야’라고 했어요. 오픈을 미루고 3개월을 더 맛을 구현하는 데 신경썼어요. 그때 비로소 지금 금돼지식당의 맛의 틀을 잡은 거 같아요. 굳이 찾아올 만한 식당이 되고 싶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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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팝아티스트 무라카미 다카시와 박수경 대표. 금돼지식당 제공



그의 바람대로 금돼지식당은 어디서든 찾아오는 식당이 됐다. 오픈런을 하지 않으면 한 두 시간은 기본으로 기다려야 할 정도다. BTS, GD, 베컴, 칸예, 무라카미 다카시, 데이비드 살레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셀럽들이 금돼지식당의 삼겹살을 맛보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감사하게도 정말 많은 유명인사들이 저희 식당을 찾아 주세요. BTS 정국은 ‘삼겹살은 이 집이 최고’라고 띄워주기도 하셨고,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관장은 비건이 되고 나서도 찾아오셔서 삼겹살을 먹고 가셨어요. 안성재 셰프님도 분기에 한 번정도 오셔서 드시고 가세요. 그만큼 관심을 많이 받고 있다는 의미기도 하니까, 감사함을 가지고 더 잘하려고 노력하는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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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돼지식당 제공



금돼지식당에서는 YLD 품종의 돼지를 취급한다. 원래는 YBD 품종을 사용했지만, 기름맛과 식감을 강조하기 위해 과감한 품종 변경을 결정했다고 한다. 고소한 기름맛과 감칠맛이 뛰어나고 구웠을 때 식감이 쫄깃하게 살아 있다. YLD 품종의 돼지를 저온으로 숙성해 최상의 맛을 끌어 올린다.

금돼지식당의 또 다른 맛의 비결은 연탄과 소금이다. 유해물질과 냄새를 약 70% 줄인 ‘청결연탄’을 사용해 높은 온도에서 고기를 굽는다. 온도가 높은 만큼 자칫 쉽게 탈 수 있어 난이도가 높지만, 단시간에 구워 육즙을 최대한 가둘 수 있다. 여기에 쓴 맛이 없고 깔끔한 감칠맛을 가지고 있는 영국산 ‘말돈소금’을 사용해 기름의 감칠맛을 극상으로 끌어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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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돼지식당에 방문한 베컴. 인스타그램



금돼지식당의 맛과 서비스는 여전히 진화 중이다. 올해 8월에는 별관을 오픈해 정육점도 출점할 예정이다. 아직 공개할 수는 없지만, 삼겹살을 먹는 이색적인 인테리어의 공간도 만들 예정이라고 한다.

“아직도 더 좋은 고기, 더 좋은 맛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더 좋은 불을 만들기 위해 연탄도 자체 개발을 진행 중에 있고요. 새로 만들 별관에는 정육점을 출점할 예정이에요. 금돼지식당에서 먹을 수 있는 고기를 집에서도 먹을 수 있게 하려고요. 또, 삼겹살 외에도 제육 등과 같은 다양한 고기요리를 정육점에서 판매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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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돼지식당 대만 타이페이 지점. 금돼지식당 제공



박수경 대표는 삼겹살이 한국의 대표 바베큐 문화로 세계에서도 성공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핵심은 ‘쌈’이다. 세계인의 입맛에 맞춰 금돼지식당에서는 깻잎대신 바질쌈도 선보이고 있다.

“삼겹살이 갖는 특별함은 특히 쌈 문화에서 오는 것 같아요. 한식의 가장 큰 매력은 ‘조화’라고 생각해요. 쌈은 그 조화가 응축된 문화죠. 안에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 입 안에서 다양한 맛을 만들어내요. 분명 그 맛과 문화가 세계에도 통할 거라 생각해요.”

금돼지식당은 지난해 대만 타이페이를 시작으로 세계 진출에 첫 삽을 떴다. 금돼지식당이 제대로 된 한국의 삼겹살 맛을 세계에 보여주는 날이 멀지 않았다.

“지난해 처음으로 해외에 문을 연 금돼지식당 타이페이지점은 줄을 설 만큼 안착했어요. 올해말에는 필리핀 마닐라에 문을 열 예정이고, 내년에는 일본에도 금돼지식당을 열 계획이에요. 이후에는 싱가폴과 인도네시아도 준비하고 있고 가능하다면 미국 시장도 진출하려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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