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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민단속 요원, 또 시민 사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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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최루 스프레이 먼저 뿌리는 이민단속 요원 24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연방 이민단속 요원이 앨릭스 제프리 프레티(가운데)에게 최루 스프레이를 뿌리고 있다. 로이터가 입수한 영상에 따르면 이민단속 요원들은 프레티를 길바닥에 쓰러뜨리고 제압했으며, 얼마 후 한 단속 요원이 자신이 들고 있던 총으로 프레티의 등을 조준해 발사를 시작했고 최소 10발을 계속 쏜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연방 이민단속 요원의 총격으로 시민이 숨지는 사건이 17일 만에 또 발생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정당방위였다”고 주장했지만 목격자가 촬영한 영상 내용은 정부 주장과 배치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브라이언 오하라 미니애폴리스 경찰국장은 24일(현지시간) 37세 백인 남성이 불법 이민자 단속 활동을 벌이던 국경순찰대 요원의 총탄에 맞아 사망했다고 밝혔다. AP통신은 숨진 남성이 미니애폴리스에 거주하던 재향군인병원 중환자실 간호사 앨릭스 제프리 프레티라고 전했다. 그는 일리노이주 출신 미국 시민이며 주차 위반 말고는 중대한 범죄 이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들은 프레티가 연방정부의 이민단속에 분노해 시위에 참여해왔다고 했다.

미니애폴리스 여성 사망 17일 만
이번엔 30대 남성 제압하다 총격
정부 “방어 사격” 이민단속 두둔

미 국토안보부는 프레티가 사건 당시 국경순찰대 요원에게 9㎜ 반자동 권총과 탄창 2개를 소지한 채 접근했다고 밝혔다. 요원들은 무장해제를 시도하던 중 격렬한 저항을 받아 방어 사격을 했다고 설명했다. 미네소타 현지 작전을 지휘하는 그레고리 보비노 국경순찰대 사령관은 프레티가 “법 집행관들을 학살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SNS 트루스소셜에 “총격범의 총”이라며 프레티가 소지하고 있었다는 총기 사진을 공유해 연방 요원의 총격이 정당방위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은 피해자를 “테러리스트”라고 규정했다. 국토안보부는 프레티가 당시 총을 손에 들고 있었는지, 몸에 소지하고 있었는지 등 상황은 밝히지 않았다.

미 언론들은 목격자 촬영 영상을 검토한 결과 연방 당국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상황이 담겼다고 지적했다.

영상에는 프레티가 연방 요원에게 후추 스프레이를 맞고 있는 시위대 한 명을 도우려 다가서자, 연방 요원들이 프레티를 끌어내며 그를 제압해 쓰러뜨리는 장면이 담겼다. 바닥에 엎드린 상태인 프레티를 향해 한 요원이 “총을 갖고 있다”고 외친 후 다른 요원이 프레티의 등을 조준해 근접 거리에서 총격을 가했다.

뉴욕타임스는 “5초 이내 최소 10발 이상의 총격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요원들이 프레티를 제압할 당시 그가 손에 들고 있던 것은 총이 아닌 휴대전화였다는 게 영상에 분명히 나타난다”고 전했다.

오하라 국장에 따르면 프레티는 합법적 총기 보유자이며 주 법에 따라 공공장소에서 권총을 소지할 수 있는 허가증을 갖고 있다.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국토안보부 주장에 “말도 안 되는 소리이자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연방정부의 가장 권력이 센 인사들이 조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이야기를 왜곡하고 사진을 유포하고 있다”며 “혼란과 폭력을 조장하는 연방 요원들은 미네소타에서 당장 철수시켜달라고 (백악관에) 요구했다”고 밝혔다. 제이컵 프레이 미니애폴리스 시장도 “이 작전이 끝나려면 얼마나 더 많은 사람이 죽거나 다쳐야 하나”라며 이민단속 요원들을 철수시키라고 촉구했다.

프레티의 부모는 CNN에 보낸 성명에서 “프레티는 살인자 ICE(이민세관단속국) 요원들에게 공격받을 때 총을 들고 있지 않았다”며 “정부가 우리 아들에 관해 늘어놓은 역겨운 거짓말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밝혔다.

미니애폴리스에선 지난 7일에도 ICE의 총격에 30대 르네 니콜 굿이 숨졌다. 이번 사건 장소는 굿이 숨진 현장에서 1마일(약 1.6㎞)도 떨어지지 않았다. 이 도시는 2020년 미 전역을 휩쓴 ‘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 시위의 발단이 된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일어난 곳이기도 하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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