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본점의 지난해 외국인 매출은 2024년 대비 40% 늘었다. 같은 기간 잠실점의 외국인 매출도 25%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도 지난해 외국인 매출 증가율이 82.3%에 달했으며 강남점은 52.3%를 기록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더현대 서울과 무역센터점의 외국인 매출 증가율이 각각 40%에 육박했다.
백화점 전체 매출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과 강남점의 외국인 매출 비중은 각각 18.5%, 17.7%로 10명 중 약 2명이 외국인 고객이었다. 더현대 서울과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2023년까지만 해도 외국인 매출 비중이 각각 9.7%, 12.2%에 머물렀지만, 지난해 처음으로 두 곳 모두 20%를 넘어섰다.
그동안 국내 거주 고객 중심으로 매출이 발생하던 대형마트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롯데마트는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을 외국인 특화 매장으로 전환했다. 무료 짐 보관 서비스와 캐리어 포장대, 외화 환전기, 무인 환급기 등 외국인 맞춤 편의 인프라를 구축해 K쇼핑 거점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그 결과 지난해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 매출액의 40%가 외국인 고객에서 나왔다.
이 같은 현상은 내수 소비 위축 속에 외국인 소비자가 유통업계 ‘큰 손’으로 부상한 영향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이어진 원화 약세로 외국인 관광객 입장에서는 명품·패션·뷰티는 물론 식음료와 생활용품까지 체감 가격이 크게 낮아졌다. 또 달러 기준으로 가격이 책정되는 면세점의 환율상 이점이 줄어들면서, 즉시 환급과 할인 등 프로모션을 적용할 수 있는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새로운 쇼핑 채널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는 외국인 고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인공지능(AI) 통역 서비스를 도입했고 신세계백화점은 외국인 쇼핑객 대상 할인·혜택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K팝 스타 등 지적재산권(IP) 팝업을 다양하게 운영하는 한편 해외 주요 백화점과 협약을 맺고 글로벌 VIP 고객을 상호 교류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국내 패션기업들도 명동, 성수 등 관광 명소에 특화 매장을 열고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을 잡고 있다. 무신사는 23일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조성된 K패션 플랫폼인 키네틱 그라운드에 무신사 스토어를 오픈했다. 30일에는 명동 무신사 스토어를 열며 상반기 중 성수에 무신사 킥스와 무신사 메가스토어를 각각 출점할 계획이다. 코오롱스포츠도 이달 9일 명동에 첫 플래그십 매장 코오롱스포츠 서울을 열었다. 한섬 역시 최금 청담에 자사 대표 브랜드인 타임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관광객 증가세가 당분간 국내 유통업계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를 방문한 외래 관광객은 전년 대비 14% 늘어난 1850만명을 기록했다. 올해 3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방탄소년단(BTS)의 컴백 공연이 확정되면서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더욱 확대돼 올해 2000만 명이 한국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장민지 교보증권 연구원은 “한일령 수혜와 K아티스트 활동 증가에 따른 관심 확대에 힘입어 관광객 유입이 확대되고 있다”며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대한 기대가 유통 업종 전반의 환경을 우호적으로 조성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용성 기자 util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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