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
김건희 여사 일가가 연루된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과 관련해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국토교통부 서기관 김모씨에 대해 법원이 1심에서 ‘공소기각’ 판결을 내리면서 특검법 조항을 둘러싼 법적 논란이 일고 있다. 재판부는 지난해 9월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해 국회가 개정했던 특검법에 포함된 ‘관련 범죄행위’에 김씨 사건이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김 여사 관련 별건 혐의들이 새롭게 드러나자 특검이 이를 수사하는 데 법적 문제가 없도록 법을 개정한 것이었데, 오히려 특검의 발목을 잡는 정반대 결과를 낳은 것이다. 해당 법 조항은 다음달 출범할 2차 종합특검법에도 동일하게 담겨 향후 법적 논란이 반복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검법 개정 왜 이뤄졌나?
국회는 지난해 9월 민주당 주도로 특검 수사 기간과 인력을 늘리는 내용으로 내란·김건희·채상병 특검법을 개정했다. 그러면서 특검 수사대상을 규정한 2조에 제3항을 추가해 ‘관련 범죄행위’를 정의하는 내용을 새로 넣었다. 원래 김건희 특검법엔 16가지 수사대상을 명시하면서 16호엔 ‘1~15호 사건 수사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범죄행위’로만 규정했는데, 이를 ‘영장에 의해 확보한 증거물을 공통으로 하는 범죄’ 등 5가지로 구체화한 것이다. 당시 민주당은 “새로운 인지사건과 의혹이 늘어나는 상황”이라며 “‘관련 범죄행위’ 규정이 없고 해석상 논란을 줄이기 위해 정의 규정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법원 “‘관련 범죄행위’ 의미 제한한 것” 판단
특검의 폭넓은 ‘별건 수사’를 둘러싼 법적 논란을 잠재우려고 개정한 이 법 조항을 법원은 특검 수사범위를 엄격히 제한하는 취지로 해석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조형우)는 지난 22일 김씨의 뇌물 혐의 사건을 공소기각 판결하면서 “개정 특검법이 시행된 2025년 9월26일 이후부터는 특검법 제2조3항의 범위 내로 16호의 ‘관련 범죄행위’의 의미가 명확히 제한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개정법이 규정한 ‘영장에 의해 확보한 증거물을 공통으로 하는 범죄’를 판단할 때에는 “수사대상 사건과의 ‘합리적 관련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법원은 김씨가 뇌물을 받은 2023년 6월6일 이후 그가 국토부 원주지방국토관리청에서 근무해 서울·양평고속도로 건설 관련 업무에 관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김씨에게 뒷돈을 준 사람은 토목사업자로, 서울·양평고속도로 의혹과 연관성도 없다고 봤다. 김씨를 압수수색해 확보한 뇌물 혐의 관련 증거는 서울·양평고속도로 의혹과 관련성이 없는 등 공소기각 사유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다른 사건과 2차 특검 영향은?
예상치 못한 공소기각을 맞은 특검팀은 특검법 개정 취지, 역대 특검 수사대상을 규정한 법원 판결 등을 분석 중이다. 역대 특검이 기소한 사건에서 특검 수사대상이 아니란 이유로 공소기각 판결이 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른 별건 재판에 미칠 영향 등을 감안할 때 특검이 항소할 수밖에 없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대법원이 특검 수사 범위를 정립한 대표적인 판례는 2002년 ‘이용호 게이트’ 사건이다. 대법원은 ‘합리적 관련성’을 기준으로 제시했다. 또 최종적으로 공모관계가 입증되지 않았더라도 수사 과정에서 관련성이 있었다면 수사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후 개별 재판부들은 이 판례를 기준으로 특검의 별건 수사가 특검법상 수사대상이 맞는지를 판단해 왔다. 대체로 수사대상을 폭넓게 인정하는 경향이었다. 이를 들어 특검 측은 특검 수사범위를 대폭 축소한 이번 법원의 판단이 기존 판례와 배치된다고 보고 있다. ‘별건 수사’에 법적 문제가 없도록 하려는 국회의 입법 취지와는 정반대의 판단이 내려졌다는 점도 항소 이유로 댈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으로 얽힌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변호사법 위반), 이른바 ‘집사게이트’ 의혹이 불거진 김예성 전 IMS 모빌리티 대표(횡령 등) 등도 특검 수사 과정에서 개인 비리가 드러나 재판을 받고 있다. 이번 공소기각 판결에 뒤이어 법원에서 줄줄이 같은 판단이 나올 경우 특검이 받을 타격은 클 수 있다.
다음달 정식 출범할 2차 종합특검법에도 같은 조항이 들어가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판례가 확립되기 전까지는 특검 수사대상인지를 둘러싼 ‘별건 수사’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유선희 기자 y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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