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돈 농촌진흥청장이 지난 5일 오후 경남 함양군 수동면 시설채소작목반의 딸기농장을 방문해 관내 농업기술센터가 추진 중인 '농작업 안전재해예방 지원체계' 구축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농업 분야 중대재해 대응 상황을 살폈다. (사진=농촌진흥청) |
농작업 안전 정책의 무게중심이 사고 이후 복구에서 사전 관리 체계로 이동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농작업 안전을 전담하는 정규 조직을 신설하고 현장 위험 요인을 상시적으로 점검·관리하는 역할을 본격화하면서다.
25일 농진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정규 직제로 출범한 '농업인안전과'를 중심으로 관리 중심의 농작업 안전 정책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그간 기술 개발이나 개별 사업 단위로 추진돼 온 농작업 안전 정책을 현장 관리 체계로 묶어 시너지를 도모할 계획이다. 농업인안전과에 통합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겨, 보다 빠르고 일원화된 사고 예방 체제를 갖춘다는 구상이다. 국가기관에서 농작업 안전을 과 단위 전담 조직으로 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조직 신설은 단기간에 이뤄진 조치는 아니다. 앞서 농진청은 2023년부터 농업인 안전 관련 법 위임을 계기로 관련 추진단을 구성하고, 한시 조직 형태의 전담팀을 운영해 왔다. 이후 농작업 안전 정책을 지속적으로 점검·관리할 필요성이 커지면서 지난해 말 정규 직제인 '농업인안전과'를 신설했다. 농작업 안전을 일회성 사업이 아닌 상시 관리 영역으로 다루겠다는 방향성이 조직 개편에 반영됐다.
농업 현장의 구조적 특성도 정책 전환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농업은 자영농 중심 구조와 고령 농업인 비중이 높아 일반 산업안전보건 체계를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분야로 꼽혀 왔다. 사고 유형 역시 특정 작업과 고령층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여 사고 발생 이후 대응보다 사전 관리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에 농진청은 농작업 안전 정책 방향을 '관리'로 설정했다. 농작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인을 사전에 진단하고 개선 여부를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점검하는 구조를 정책의 중심에 뒀다. 기술 보급이나 캠페인 중심 접근에서 벗어나 농작업 안전 전반을 관리·조정하는 역할로 기능을 확장한 것이다.
정책 집행 규모도 확대됐다. 농작업안전관리자는 지난해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농작업안전컨설팅 기간도 기존 6개월에서 9개월로 확대됐다. 사고 발생 이후 조치에 머물던 구조에서 벗어나 재해 예방을 위한 현장 관리 책임을 국가가 보다 직접적으로 맡는 방향으로 정책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농작업 안전 정책은 기술 보급과 교육·홍보를 넘어 위험 요인 진단, 작업 환경 개선, 전문 인력 양성, 관계기관 협력까지 포괄하는 관리 구조로 재편됐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중장기 기본계획과 제도 틀을 마련하면, 농진청은 이를 현장에 적용하고 점검·관리하는 실행 주체로 역할을 분담하는 구조다.
농진청은 지역 농업기술센터와의 연계를 강화해 현장 관리 기능을 촘촘히 구축하고 농작업 안전을 농업인 개인의 책임이 아닌 공공 관리 영역으로 정착시키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농작업 안전 정책이 특정 사업 종료와 함께 약화되는 구조에서 벗어나,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작동하는 관리 구조로 자리 잡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농작업 안전은 사고 발생 이후 대응보다 사전 관리가 핵심”이라며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관리 체계를 통해 농업인이 체감할 수 있는 안전 정책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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