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주요 기관 주주/그래픽=김지영 |
미국 투자사 그린옥스 캐피탈과 알티미터 캐피탈이 쿠팡과 관련해 국제투자분쟁(ISDS) 중재를 예고하면서 이들 외 다른 미국계 투자자들로 분쟁 이슈가 확산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쿠팡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기업인 데다 지분 대부분을 글로벌 기관투자자가 보유한 구조여서다.
현재 쿠팡 지분의 80% 이상은 외국계 기관투자자가 쥐고 있다. 상위 20개 기관이 전체 지분의 절반을 넘는 구조로, 특정 규제나 정책이 기업 가치 훼손으로 인식될 경우 일부 투자자의 문제 제기가 다른 기관으로 번질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린옥스와 알티미터는 이번 ISDS 중재의향서에서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이어진 정부 조사와 규제 국면이 주가 급락을 초래해 막대한 투자 손실로 이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두 투자사는 한국 정부의 잇따른 현장 조사와 범정부 차원의 대응이 특정 기업을 겨냥한 선택적 집행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실제 쿠팡 주가는 지난해 11월 말 개인정보 유출 사실 공개 이후 하락세를 이어왔다. 국회 청문회와 정부 조사 착수, 10개 이상 부처가 참여한 범정부 태스크포스(TF) 구성 이후 주가는 20% 넘게 떨어졌다. 이 과정에서 그린옥스와 알티미터의 지분 가치 역시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두 투자사가 공개적으로 문제 제기에 나서자 시장에서는 이를 '주주 방어 신호'로 해석하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실제로 ISDS 중재 의향서 제출 사실이 알려진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 쿠팡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약 5% 반등했다. 투자자 행동이 단기적으로 주가에 영향을 미친 셈이다.
중재의향서를 제출한 이들 두 곳은 쿠팡의 초기 투자자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린옥스는 설립 초기 펀드 자산의 상당 부분을 쿠팡에 투자해 상장 당시 2대 주주에 올랐던 곳으로, 현재 보유 지분은 줄었지만 기업 가치 변동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위치다. 알티미터 역시 2021년 상장 직후부터 쿠팡 주식을 보유해 온 장기 투자자로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 부담이 크다는 평가다.
다만 다른 대형 기관투자자들이 곧바로 ISDS 중재에 동참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블랙록, 피델리티, 뱅가드 등 대형 자산운용사들은 개별 기업 이슈를 국가 간 분쟁으로 확대하기보다는 비공식 협의나 주주 활동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서다.
그럼에도 투자업계에서는 분쟁 이슈가 장기화될 경우 일부 중형 기관이나 액티비스트 성향의 투자자들이 문제 제기에 나설 가능성은 배제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기관 지분 비중이 높은 기업일수록 규제 리스크가 주주 가치 훼손으로 직결될 경우 집단적 대응 압력이 커질 수 있다"며 "추가 ISDS 가능성은 정부 대응과 규제 수위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쿠팡은 미국 투자사의 ISDS 중재의향서 제출과 관련해 "당사의 입장과는 무관하다"며 "모든 정부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하수민 기자 breathe_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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