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소리의 ‘뒷걸음질’은 리아킴의 ‘뒷걸음질’로 이어졌다. 리아킴에게 뒷걸음질은 세계적인 팝스타 마이클 잭슨의 ‘문워크’였다. 마이클 잭슨의 영상과 함께 ‘문워크’를 재현하며 무대에 등장한 그는 “역사상 가장 유명한 뒷걸음질인 ‘문워크’를 보고 춤에 매료돼, 미친 듯이 춤만 추며 살았다”고 털어놨다. “저런 아우라를 가진 사람이 되고 싶다”는 열망으로, 댄스 클래스가 끝난 날이면 ‘다이아몬드 스텝’을 밟으며 집으로 뛰어가곤 했다.
배우 문소리(왼쪽)와 안무가 리아킴(사진=강북문화재단). |
몸으로 써 내려간 인생 이야기
리아킴과 문소리가 렉처 퍼포먼스 ‘춤이 말하다’를 통해 처음으로 한 무대에 섰다. 강북문화재단과 안애순컴퍼니의 협업으로 열린 이번 공연은 1월 22과 23일 양일간 강북문화예술회관 강북소나무홀에서 관객을 만났다. 이후 경기도 광주와 인천 등지에서 투어 공연을 이어간다.
이날 80분을 꽉 채운 두 사람의 춤과 인생 이야기에 객석에선 환호와 박수갈채가 끊이지 않았다. 먼저 무대에 등장한 문소리의 연기 인생에서 영화 ‘오아시스’를 빼놓을 수 없다. 그는 뇌성마비를 앓는 한공주의 움직임을 어떻게 만들어갔는지, 손의 각도를 틀어보고 발을 옮겨보던 당시의 과정을 무대 위에서 하나하나 되짚었다. 장기간 관절을 꺾는 동작을 이어간 탓에 영화 촬영이 끝난 후 통증으로 치료를 받아야 했다. 스크린에 영화 ‘오아시스’ 속 한공주의 모습이 비치자, 웅크려있던 그는 바닥에서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늘 앉아 있어야 했던 한공주가 일어서 춤을 추듯, 그는 무대를 가로질렀다.
춤에 관심이 많았던 문소리는 8년간 아르헨티나 탱고를 배우기도 했다. 화려한 드레스와 하이힐로 갈아입고 무대 중앙에 선 그는 영화 ‘여인의 향기’ 선율에 맞춰 유려한 스텝을 밟았다. 관능미 넘치는 그의 퍼포먼스는 자연스레 객석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리아킴은 팝핀과 왁킹을 배우던 당시를 몸을 꺾는 동작으로 직접 보여주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세계대회 우승 이후 성공가도를 달리던 그는 이내 슬럼프에 빠졌다. 차가운 지하 연습실에서 잔액 부족으로 생활조차 버거운 시간을 견뎌야 했다. 밤이면 곱등이가 뛰어다니는 소리가 들렸을 정도였다. “그 지하 연습실을 영영 벗어나지 못할까 봐 무서워서 엉엉 울기도 했다.” 리아킴은 당시를 떠올리며 잠시 울먹였다. 이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안무 영상을 올리면서 그는 다시 스타로 떠올랐다.
리아킴은 “스스로 즐거워야 비로소 진짜 춤이 된다”며 리듬에 몸을 실었다.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몸을 흔드는 그의 움직임은 기술적인 완벽함을 넘어 춤의 본질적인 희열을 객석에 전달했다.
춤과 말로 풀어낸 두 사람의 ‘진짜 인생 이야기’가 코끝을 찡하게 하는 까닭은 분명하다. 화려한 성공의 이면에 숨겨진 말 못 할 아픔과 악착같이 버텨낸 시간을 진솔하게 드러냈기 때문이다. 앞으로 나아갈 용기가 필요한 이들에게 이 무대는 말한다. 삶의 모든 흔들림은 결국 당신만의 아름다운 춤사위였다고. 무대 위의 진심 어린 몸짓이 오래도록 여운을 남기는 이유다.
배우 문소리(왼쪽부터)와 안무가 안애순, 안무가 리아킴(사진=강북문화재단).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