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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테마가 된 코스피, 오를까 떨어질까[김유성의 통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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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 앞둔 코스피, 정치 지형에 따라 달라
정부 호감도 높을 수록 상승 우세
국민의힘·보수 지지자들, 국내증시에 더 부정적
해외증시 대비 저평가된 것은 사실
잠재성장률, 기업실적에 따라 추가 상승 갈릴듯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코스피가 ‘꿈의 5000’ 턱밑까지 왔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본인도 ‘이렇게까지 빨리’, ‘5000까지’ 갈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정권 교체만으로도 3000선을 넘어 4000선까지는 갈 수 있다고 봤을지 모릅니다. 어렴풋하게 ‘5000까지만 가자’는 목표를 마음속에 뒀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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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주목할 지점은 코스피가 ‘더 오를까’, 혹은 ‘이젠 떨어질까’입니다. 더 오른다면 여전히 국내 주식에 대한 ‘투자 적기’라는 판단이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꺾인다면 기관투자자들은 공매도에 시동을 걸 것이고, 개인투자자들은 인버스류 상품을 찾을 겁니다.

투자업계의 베테랑들도 쉽게 단정하지 못하는 국면에서, 청와대 출입기자가 감히 전망을 내놓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인간이 가진 심리와 주관, 그리고 몇 가지 수치 변수에 따라 여러 갈래의 시나리오는 그려볼 수 있습니다. 투자업계가 자주 말하는 요구수익률, 인플레이션 기대, 금리 수준 등을 놓고 ‘밴드’ 정도는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같은 경제 현상도 정치 성향에 따라 달리 해석

20세기 후반부터 금융·경제학 연구에서 심리 요인을 다루는 흐름이 커졌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대중적으로도 ‘행동’의 요소가 더 자주 언급됩니다. 전통 경제학이 ‘합리적 주체가 최적 선택을 하고 균형가격이 형성된다’에 무게를 둔다면, 행동경제학은 그 선택이 때로는 감정과 편향에 좌우된다고 봅니다.

여기에 맞물려 떠올릴 만한 오래된 문장이 하나 있습니다. 카이사르가 ‘갈리아 전쟁기’에서 남긴 것으로 알려진, “사람들은 대체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기꺼이 믿는다”는 취지의 말입니다(의역). 투자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집니다.

1월 23일 공개된 한국갤럽 조사(1월 20~22일 실시)는 이런 지점을 보여줍니다. 한국갤럽이 전국 성인 1000명에게 향후 1년간 국내 주가지수 전망을 물은 결과, ‘오를 것’ 41%, ‘내릴 것’ 25%로 나타났습니다.

흥미로운 대목은 대통령 직무 평가나 이념 성향에 따라 전망이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정치 성향별 ‘주식 보유자’ 비율은 보수 49%, 중도 51%, 진보 59%로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향후 1년 국내 주가지수 전망의 순지수(상승-하락)는 보수층 -8, 중도층 +20, 진보층 +55로 벌어졌습니다.

선호 투자처에서도 차이가 뚜렷합니다. 민주당 지지층은 국내주식을, 국민의힘 지지층은 해외주식을 더 많이 선택하는 양상이 나타납니다(예: 민주당 지지층 국내 48%·해외 32%, 국민의힘 지지층 국내 20%·해외 58%).

이 현상은 코스피가 일종의 ‘정치 화두’가 되면서 강화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코스피 상승=현 정부 성과’라는 인식이 퍼질수록, 호감과 비호감이 전망에도 개입하기 쉽습니다. 물론 단기 조사 한 번으로 일반화하긴 어렵습니다. 다만 정치 선호가 투자 선택과 기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은 충분히 관찰·연구해볼 만합니다.

기준에 따라 전망은 제각각

정치 성향 같은 심리 요인은 수치화가 어렵습니다. 반면 투자업계나 경제학자들이 상대적으로 설득력 있게 다루는 ‘적정 주가(지수)’ 논의는 결국 수익률, 특히 요구수익률과 맞닿아 있습니다. ‘최소한 이 정도 수익은 기대할 수 있어야 한다’는 기준입니다. 여기서는 편의상 요구수익률과 기대수익률을 같은 방향의 개념으로 놓겠습니다.

요구수익률의 출발점은 보통 무위험수익률입니다. 국고채 금리처럼 비교적 안전한 자산에서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이죠. 주식에 투자한다면 최소한 ‘국채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하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여기에 시장의 장기 기대수익률, 인플레이션 기대(실질 수익률 관점) 등이 덧붙습니다.

다만 이 접근은 기준을 무엇으로 잡느냐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집니다. 다른 예로 1999년 발간된 책 ‘Dow 36,000’이 있습니다. 당시 1만대였던 다우지수가 머지않아 3만6000이 될 것이라는 주장으로 화제가 됐습니다. 이 책은 주식이 장기적으로 채권보다 훨씬 위험하다고 보기 어렵고, 그 결과 주식 위험프리미엄(Equity Risk Premium)이 크게 낮아질 수 있다는 전제에 기대 ‘저평가’ 결론을 밀어붙였습니다.

결과적으로 다우는 2021년 11월에 종가 기준 3만6000을 넘어섰고, 2026년 1월에는 4만9000선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다만 ‘머지않아’라는 시간표는 길게 늘어졌고, 무엇보다 ‘위험프리미엄을 매우 낮게 두는 가정’ 자체가 강한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런 논쟁을 떠올리면, 수익률 변수를 어떻게 두느냐에 따라 숫자가 크게 흔들립니다. 그래서 수익률만으로 “지금 코스피가 적정이다/아니다”를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성장률 회복이 ‘장기적’ 관건

특정 시장(혹은 종목)의 고평가·저평가를 따질 때 자주 쓰는 지표가 PER(주가수익비율)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1월 21일 기자회견에서 PBR(주가순자산비율)을 언급했지만, PER 역시 ‘가격이 이익에 비해 비싼가’를 가늠하는 데 쓰입니다.

다만 PER은 후행/선행, 지수 기준/시장 전체 기준, 이익 산정 방식에 따라 값이 달라집니다. 예컨대 S&P500은 후행 PER이 30배 안팎으로 잡히는 자료가 있는 반면, 12개월 선행 PER은 20배 초반으로 제시되기도 합니다. 코스피도 마찬가지로 시장 PER을 20배 안팎으로 보는 자료가 있고, 선행 PER을 10배 초반으로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만 시장 역시 20배 초반대 PER이 언급됩니다. 이런 비교만 놓고 보면 “한국만 유독 비싸다”로 결론 내리긴 어렵고, 반대로 “한국은 무조건 싸다”로도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중요한 것은, 주식시장 가치를 높이는 기반이 결국 성장성 회복이냐는 점입니다. 잠재성장률이 낮아지고 실제 성장률이 1%대에 머무는 흐름이 굳어질수록 한국 경제에 대한 의구심은 커집니다. 제도 요인(주주환원, 지배구조), 자산시장 구조(부동산 쏠림) 같은 문제가 얽혀 있어도, 마지막에는 ‘이익이 늘 수 있느냐’로 수렴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현 정부가 성장률 회복을 강조해온 것도 이해 가능한 대목입니다. 결국 관건은 성장률 회복으로 보입니다. 성장률에 따라 코스피의 방향성도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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