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2025.12.17.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3일(현지시간) 공개한 새 국방전략(NDS)에서 미군 전력 운용의 최우선 과제로 미국 본토 방어와 서반구 전체의 이익 수호를 제시했다.
또,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 억제 목표를 명확히 하고, 한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들이 지역 안보에서 더 큰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국방부는 이날 공개한 '2026 NDS'에서 미국 본토와 함께 서반구 전역에서 미국의 이익을 적극적이고 용감하게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린란드, 파나마운하, 아메리카만(멕시코만)에 대해 "군사적, 상업적 접근성을 확보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대(對)중국 전략에 대해서는 "중국의 인민해방군(PLA)과 소통을 강화하고, 베이징과의 전략적 안정은 물론, 전반적인 갈등 완화와 긴장 고조를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면서도 "동시에 중국의 군사력 증강 속도, 규모, 그리고 질에 대해 냉철하고 현실적인 시각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우리의 목표는 중국을 지배하거나 압박하거나 굴욕감을 주려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오히려 목표는 단순하다. 중국을 포함한 그 누구도 우리나 우리의 동맹국을 지배할 수 없도록 막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12월 백악관이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에 따라 제1도련선에 강력한 방어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제1도련선은 오키나와~대만~필리핀 등 중국 연안 앞바다에 위치한 섬들을 이은 미국의 전략적인 방어선을 일컫는다.
국방부는 "주요 지역 동맹국 및 파트너 국가들이 우리의 공동 방위를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도록 촉구하고 지원할 것"이라면서 "이것이 바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힘을 통한 평화'의 비전을 실현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국방부는 "우리의 전략은 고립주의가 아니라 NSS가 가리키듯, 이는 미국인의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이익을 증진하는 데 명확히 초점을 둔 해외에서의 선별적 관여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또 "미국 우선주의와 상식의 관점에서 볼 때, 미국의 동맹국과 파트너 국가들은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하지만, 과거처럼 미국에 의존하는 존재로 남아서는 안 된다"면서 "국방부가 본토 방어와 중국 억제를 우선시함에 따라, 다른 위협들은 계속 존재할 것이며, 동맹들은 그러한 모든 위협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국방부는 중국에 대해 "어떤 기준으로 보더라도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강력한 국가"라고 평가하면서 "중국의 역사적인 군사력 증강의 속도, 규모, 그리고 질은 그 자체로 모든 것을 말해준다. 이는 미국 국익의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짚었다.
러시아에 대해서는 "당분간 나토 동부 회원국들에게 지속적이지만 관리 가능한 위협으로 남을 것"이라면서 "러시아는 인구 및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지만, 우크라이나에서 진행 중인 전쟁은 러시아가 여전히 막대한 군사력과 산업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분석했다.
또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이 주로 동유럽에 집중돼 있지만, 세계 최대 규모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지속적으로 현대화하고 다양화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 본토를 공격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핵잠수함과 우주·사이버 역량도 갖추고 있다"면서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국방부는 "다행히도 우리의 나토 동맹국은 러시아보다 훨씬 강력하다"면서 "독일 경제 규모만 해도 러시아 경제 규모를 훨씬 더 능가한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나토 동맹국들은 미국의 중요하지만 제한적인 지원을 받으면서, 유럽의 재래식 방어를 주도적으로 책임질 수 있는 강력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는 우크라이나 방어 지원에 앞장서는 것도 포함된다"라고 강조했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은 반드시 끝나야 하지만 이는 트럼프가 강조했듯, 무엇보다도 유럽의 책임"이라면서 "평화를 확보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나토 동맹국들의 리더십과 헌신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이란에 대해서는 "최근 몇 달 동안 심각한 타격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재래식 군사력을 재건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고, 핵무기 획득을 다시 시도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아프리카에 대해서는 "우선 과제는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이 악용하는 것을 막는 것"이라고 했다.
지난 1월 6일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 주한미군사령부를 찾은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군사령관과 악수를 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6/뉴스1 |
한반도와 관련해서는 "한국은 높은 국방비 지출, 탄탄한 방위 산업, 징병제에 힘입어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중요하지만 보다 제한적인 지원을 받는 조건에서 북한 억제에 대한 주된 책임을 질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은 북한으로부터 직접적이고 명백한 위협에 직면해 있기 때문에 그러한 의지를 갖고 있다"면서 "책임 균형의 변화는 한반도에서의 미군 전력 태세를 강화하려는 미국의 이익과 일치한다"라고 언급했다. 대북 억제에 있어 한국의 역할 확대를 시사한 것으로, 현재 2만 8500명 규모인 주한미군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NDS는 미국의 방위산업 기반 강화도 중요한 목표로 제시했다. 국방부는 "세계 최고의 무기 생산국으로서의 위상을 되찾고, 우리 자신뿐만 아니라 동맹국과 파트너 국가들을 위해 대규모로, 신속하게, 그리고 최고 수준의 품질을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방산에 대한 투자와 인공지능(AI)과 같은 기술 발전 도입, 규제 제거 등을 실행 과제로 꼽았다.
그러면서 "동시에 우리는 동맹국과 파트너 국가들의 생산 능력을 활용해 우리 자신의 수요를 충족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미국은 조선업 기반이 무너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해군력 증강에 있어 한국, 일본 등과 협력하고 있다.
이번 NDS는 지난해 12월 미 백악관이 발표한 NSS의 하위 문서 격이다. 새 행정부는 통상 NSS를 발표한 뒤 이를 기반으로 국방 우선순위, 실행 방향 등을 설정하는 NDS를 발표한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가 2022년 발표한 국방전략과 비교할 때, 이번 NDS는 미국이 동맹과 함께 전 세계 위협에 폭넓게 대응하기보다는 가장 중대한 위협에 역량을 집중하고, 그 외 지역의 안보는 동맹의 책임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략의 무게중심을 이동시킨 것이 특징이다.
향후 미군 전력 배치와 동맹 정책, 방위비 및 역할 분담 논의 전반에 있어 이번 NDS는 중요한 기준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 해군 핵추진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함'(CVN-73)이 지난해 11월 5일 오전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하고 있다. 길이 333m, 폭 78m, 무게 10만여 톤, 승조원 6000여 명에 달하는 니미츠급 항모인 조지워싱턴함은 항공기 80여 대를 탑재할 수 있어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린다. 2025.11.5/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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