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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살 아이 ‘구금’도 모자라…임신한 엄마 잡을 ‘미끼’로 쓴 미 이민단속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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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0일(현지시각)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밸리뷰 초등학교 병설 유치원에 다니는 5살 난 리암 코네호 라모스가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의 손에 가방이 붙들린 채 서 있다. 이 사진은 학교 관계자가 언론에 공개한 것이다. AFP 연합뉴스


대규모 이민 단속이 벌어지고 있는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이번엔 5살 아이까지 구금됐다는 소식에 주민들의 분노가 커져 가고 있다. 이민세관단속국(ICE·이민단속국) 요원들이 아이의 존재를 ‘미끼’처럼 활용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민단속 요원의 총에 맞아 숨진 러네이 굿 사건 뒤 연방 당국과 주민 간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벌어진 일이다.



23일 시엔엔 등에 따르면, 에콰도르 출신의 5살 난 아동 리암 코네호 라모스는 지난 20일 유치원에서 돌아오는 길에 이민단속 요원에게 붙들려 구금됐다. 현재 리암은 함께 붙잡힌 아버지 아드리안 알렉산더 코네호 아리아스와 함께 미네소타가 아닌 텍사스주에 있는 구금센터에 갇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이민단속 요원이 리암을 그의 다른 가족을 체포하기 위한 ‘미끼’로 사용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이민단속 요원들이 리암을 데리고 유치원에서 돌아오는 아버지를 집으로 들어가는 길 앞에서 덮쳤으며, 이후 리암을 집 문으로 데려가 문을 열 것을 종용했다는 것이다. 리암이 다니는 학교의 교장인 제이슨 쿨먼은 “리암의 엄마가 중학생인 큰아들(리암의 형)을 집에 보내달라고 전화했다”면서 “리암의 엄마는 어찌할 바를 모르는 상태였다. 리암이 문을 두드리며 ‘엄마, 제발 문 열어줘’ 라고 애원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임신한 상태인 리암의 어머니는 중학생인 큰아이가 학교에 있는데 자신까지 끌려가게 될 것을 우려해 문을 열지 못했다. 이민자 커뮤니티나 관련 시민단체들은 이민단속 요원이 집 문을 두드릴 때 판사가 서명한 영장 확인 없이는 문을 열어주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문을 열어주는 행위가 법적으로 불법 수색에 동의하는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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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근교의 한 집 앞에 이민단속 요원들이 아이를 데리고 서 있다. 학교 관계자들은 이 소년이 5살 난 리암 코네호 라모스라고 밝혔다. 이 사진은 제3자가 찍은 것이지만, 로이터통신은 영상 이미지의 배경과 원본 파일의 메타데이터 등을 확인해 검증했다고 밝혔다. 로이터연합뉴스


미니애폴리스 교외 지역인 컬럼비아하이츠 교육구를 담당하는 메리 그랜런드 교육위원회 위원장은 이 장면을 직접 목격했다. 그는 “리암의 어머니는 창 밖을 내다봤지만, 리암의 아버지가 ‘제발 문을 열지 마’라고 울부짖고 있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소란이 벌어지면서 몰려든 사람들은 이민단속 요원들이 아이를 데려가려는 것을 말리려 애썼다고도 전했다. “몰려든 사람들이 ‘뭐하는 거야, 아이를 데려가지 말라’고 외쳤고, 그 집에 같이 살던 다른 어른도 와서 ‘제가 아이를 데려가겠다’고 했다. 저를 알아보고 ‘학교에서 아이를 데려가면 된다, 당신들이 데려갈 필요가 없다’고 소리친 사람도 있었다.”



논란이 일자 국토안보부는 ‘어린이를 미끼로 쓴 적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버지가 요원들이 체포하려 하자 아이를 “버리고” 도망쳤으며, 어머니는 인계를 거부했다는 주장이다. 국토안보부는 “요원들이 집 안 어머니에게 구금하지 않겠다고도 약속했으나, 그녀가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제이디 밴스 부통령은 22일 미니애폴리스를 찾아 “그럼 요원들이 어떡해야 했냐. 5살짜리 아이가 얼어죽게 내버려 뒀어야 하느냐. 아니면 미국에서 불법 체류자를 체포하지 말라는 거냐”며 요원들의 행위를 옹호했다.



국토안보부는 리암의 아버지가 이민 단속 작전의 목표였다며 아버지가 불법 체류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리암과 그의 아버지는 이미 2024년 망명 신청을 해 정식 망명 절차를 밟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버지는 미국에서도, 에콰도르에서도 범죄 기록이 없다고 언론들은 보도했다.



이 지역 제나 스텐빅 컬럼비아 하이츠 교육감은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 지역 학생들이 벌써 4명째 연행됐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엔 어머니와 등교 중 연행된 10살짜리 초등학생도 있었다고 한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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