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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빛나는 화면, 피부에는 독 [전은영의 피부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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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전은영 닥터은빛의원장

[파이낸셜뉴스] 우주를 가본 적이 없지만, 우리는 가끔 지구에서 우주인처럼 산다. 게임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방송하는 20대 스트리머 박 모씨는 밤 10시부터 새벽 3시까지 ‘라이브’를 켜고 낮에 잠을 잔다. 링라이트와 스마트폰이 번쩍이는 방에서 그는 밤낮이 뒤바뀐 시간표에 익숙해졌다.

연구에 따르면 국제우주정거장(ISS;International Space Station)에서 생활하는 우주인들은 피부 문제가 가장 흔한 불만이라고 한다. ISS는 낮은 습도와 제한된 세면 환경으로 인해 피부위생이 물티슈와 비누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가려움증·발진·건조·상처의 느린 치유를 호소하게 된다.

340일 임무를 마친 한 우주인은 귀환 후 중력 방향의 피부에 민감성과 홍반이 나타나 일상 업무가 어려웠고, 많은 우주인이 피부 얇아짐과 탄력 감소를 경험했다. ISS에서는 하루에 16회의 일출과 일몰, 즉 약 90분 주기로 낮과 밤이 바뀌어 생체시계와 면역 기능이 계속 흔들린다.

지구에서도 밤늦게까지 스마트폰을 보는 생활은 비슷한 문제를 일으킨다. 하버드 연구진은 파란빛을 6.5시간 쬐면 멜라토닌 분비 억제 시간이 녹색빛보다 두 배 길어지고 생체시계가 3시간 뒤로 밀린다고 보고했다. 8럭스의 어두운 빛도 멜라토닌을 억제해 스마트폰과 TV 화면이 잠을 방해할 수 있다.

2025년 실험에서는 파란빛이 인간 각질세포에서 활성산소종(세포를 손상하는 불안정한 산소 화합물)과 DNA 손상을 증가시키지만, 멜라토닌이 이를 줄여 블루라이트 노출로 인한 피부 손상을 완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시됐다.

밤에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떨어지고 IL?2, IL?31 같은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증가해 아토피나 두드러기 환자들이 밤마다 더 가려워한다. 실제로 염증성 피부질환 환자의 65%가 밤에 가려움이 심하다고 보고한다. 수면 부족은 이러한 염증을 악화시키고 피부 장벽 회복을 늦춘다. 방치하면 난치성 피부질환으로 악화되기도 한다.

그래서 박 씨에게는 ‘우주인처럼 살지 말라’는 처방을 내렸다. 밤 10시 이후에는 화면을 끄고 방을 어둡게 하며, 침대에 누워 책을 읽다 잠드는 습관을 권했다. 밤 11시 전에 자고 7시간 이상 수면을 취하면 코르티솔 리듬이 안정되고 피부 재생이 촉진된다.

낮에는 적절한 햇빛을 받아 멜라토닌 분비를 맞추고, 밤에는 붉은 조명을 사용해 파란빛을 피하자.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생활하는 우주인들도 철저한 수면 프로그램과 특별한 조명으로 생체리듬을 관리한다.

비단 스트리머뿐만 아니라 야간 근무를 하는 간호사, 콜센터 직원, 교대 근무자도 같은 고민을 안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사람들은 낮은 멜라토닌 수치와 수면 부족으로 자연 살해 세포(Natural Killer Cell) 기능이 떨어지고 면역력이 약해지며, 이는 피부 회복과 염증 조절을 더디게 한다.

멜라토닌은 밤에 분비돼 DNA를 복구하고 염증을 억제하는데, 빛 노출과 스트레스는 이를 감소시킨다. 야간 근무자들은 낮 동안 햇빛을 받고, 밤에는 스마트폰의 ‘야간모드’나 블루라이트 차단 안경을 이용하면 도움이 된다. 이런 작은 습관 변화가 우주에서 생활하는 것처럼 뒤틀린 시간표를 바로잡고 피부를 보호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요즘은 야근을 하지 않아도 밤마다 스마트폰과 TV로 유튜브·넷플릭스·SNS를 보느라 잠을 줄이는 사람이 많다. 이런 세태가 우리의 수면 시간을 잠식하고, 피부 건강을 해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전은영 닥터은빛의원 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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