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원 전 해병대 1사단 공보정훈실장(중령)은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조형우)에서 열린 임 전 사단장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사건 재판에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이 중령은 채 상병이 순직한 2023년 7월 19일 오전 임 전 사단장에게 해병대원들의 실종자 수색 모습이 담긴 언론 스크랩을 메신저로 보고했었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뉴스1 |
당시 언론에는 이 중령이 제공한 사진이 다수 보도됐는데, 사진에는 해병대원들이 하천에 들어가 실종자를 수색하는 모습이 담겼다. 당시 임 전 사단장은 이를 보고 “훌륭하게 공보활동이 이뤄졌구나”라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 메시지는 임 전 사단장이 수중 수색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핵심 증거로 지목됐다.
이 중령은 이날 “임 전 사단장이 채 상병 순직 직후인 2023년 7월 26일 자신과의 통화에서 ‘사전에 보고 없이 언론에 사진을 배포한 것으로 징계를 받을 수 있다’고 엄포를 놨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사건 경찰 수사가 이뤄지던 2024년 3월 14일 이 중령은 임 전 사단장으로부터 그러한 징계 발언이 없었던 것처럼 진술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이날 밝혔다.
이 중령은 “(임 전 사단장이 보낸) 사실확인요청서에는 ‘징계 언급을 한 적이 없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며 “더 이상 이분에게 인간 된 도리를 다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에서 임 전 사단장에게 유리한 진술을 해왔던 이 중령은 사실확인요청서를 받은 날을 기점으로 임 전 사단장과의 연락을 차단했다고 한다. 경찰에서 “임 전 사단장이 눈이 나빠 언론 스크랩 사진을 확인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한 진술도 특검 수사 단계에서 뒤집었다. 이 중령은 “(언론 스크랩을) 임 전 사단장이 꼼꼼히 살펴본 것으로 보이냐”는 특검 측 질문에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중령은 재판부가 발언 기회를 주자 “죄인이 된 심정으로 살고 있다”며 “줄곧 사단장님께 ‘법의 심판을 받자’고 했는데 심판이 오래 걸린 것 같다. 진실이 밝혀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말했다.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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