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키마 레비 암스트롱이 체포될 당시 모습이 포착된 사진. 처음 공개된 사진(왼쪽) 속 암스트롱의 모습은 백악관이 공개한 사진(오른쪽)에서는 달라져 있다./X(옛 트위터) |
미국 백악관이 공개한 미네소타주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 반발 시위 도중 체포된 여성의 사진이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2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타임스(NYT), 영국 가디언 등은 이날 백악관이 공식 X(옛 트위터)에 올린 사진 속 여성을 실제와 다르게 피부는 더 어둡게 보정하고 표정은 울면서 괴로워하는 모습으로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사진 속 여성은 네키마 레비 암스트롱으로, 지난 18일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에서 교회 예배를 방해하는 시위에 가담한 혐의로 체포된 3명 중 한 명이다. 당시 암스트롱 등 시위대는 해당 교회 목사가 ICE와 관련 있다며 이에 항의하기 위해 교회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불법 이민자 단속 지시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일대에 ICE 요원이 배치된 가운데 지난 7일 백인 여성 르네 니콜 굿이 ICE 요원의 총격에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이에 반발한 시민들이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암스트롱이 가담한 시위도 이처럼 ICE에 반발해 벌어진 것이다.
팸 본디 법무부 장관은 22일 오전 암스트롱 등의 체포 사실을 발표했고, 약 1시간 후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도 암스트롱 체포 장면이 담긴 사진을 X에 올렸다. 해당 사진을 보면 암스트롱은 양손을 등 뒤에 둔 채 얼굴이 모자이크로 가려진 집행 요원에게 호송되고 있다. 암스트롱은 검은색 옷차림에 침착한 표정이다.
놈 장관의 게시물은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공유했고, 이어 백악관도 암스트롱 체포 사진을 X에 올렸다.
문제는 사진 속 암스트롱의 모습이 바뀌었다는 점이다. 백악관이 올린 사진 속 암스트롱은 피부가 더 어둡게 보정됐고, 눈물을 흘리며 울부짖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배경과 체포 요원의 자세 등 다른 요소는 변형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가디언은 백악관과 놈 장관의 게시물을 겹쳐본 결과, “체포 요원의 위치와 자세 등이 정확히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는 두 사진이 동일한 사진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NYT는 인공지능(AI) 탐지 시스템인 ‘리젬블 AI’를 통해 분석한 결과 놈 장관이 올린 사진은 실제와 일치했지만 백악관이 올린 사진에선 조작의 흔적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생성형 AI 그록과 제미나이를 이용해 놈 장관의 원본 사진을 수정해 백악관 사진과 거의 같은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도 덧붙였다.
레비 암스트롱의 변호인인 조던 쿠슈너는 암스트롱의 체포 현장에 있었다며 행정부가 공개한 암스트롱이 우는 모습이 담긴 모든 영상과 사진은 조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쿠슈너는 “백악관이 누군가의 명예를 훼손하기 위해 허위 사실을 지어낸다는 것은 정말 터무니없는 일이다”라며 “그녀는 완전히 침착하고 냉정했으며 이성적이었다. 우는 사람도 없었다. 이는 명백한 명예훼손이다”라고 했다.
NYT는 조작된 사진이 법무부가 암스트롱을 기소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변호인 측이 보복성 기소 또는 편견을 입증하는 정황으로 문제의 사진을 제시할 경우 이론적으로 기소 취하 가능성까지 있다는 것이다.
해당 사진과 관련한 언론 질문에 백악관은 ‘밈’을 언급하며 사실상 조작을 인정하는 듯한 답변을 하기도 했다. 케일린 도어 백악관 공보 부국장은 X에 이미 올렸던 메시지를 인용해 “법 집행은 계속될 것이고, 밈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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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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