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규 대구 푸른청신경과의원 원장은 "초기 치매는 전형적인 '건망증'보다는 일상 태도나 사고 방식의 변화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며, 잘 알려지지 않은 초기 치매 신호들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고 강조 했다. 양 원장이 밝힌 초기 치매의 미묘한 신호들은 다음과 같다.
◆익숙한 일은 하지만 '결정'을 어려워한다
초기 치매 환자 중 일부는 익숙한 업무를 처리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 하지만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 극심한 어려움을 보인다. 평소 능숙하던 금융·행정 처리에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거나, 사소한 메뉴 선택에도 오랜 시간을 소요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는 판단력 및 실행 기능 저하와 관련된 변화로, 단순한 기억력 문제와는 구분되지만 주변에서는 종종 '귀찮아한다'고 오해하기 쉽다.
◆말수 줄고, 대화 맥락을 놓치는 언어 능력 변화
대화 중 적절한 단어가 즉시 떠오르지 않거나, 대화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 역시 초기 치매의 전조 현상일 수 있다. 질문의 핵심을 벗어난 대답을 하거나 대화 자체를 회피하려는 태도도 나타난다. 양준규 원장은 이를 단순한 표현력 저하가 아닌, 뇌의 언어 처리 능력 변화로 진단했다. 환자 본인이 이러한 불편함을 인지하고 대화를 피하는 경우가 많아, 가족이 이를 알아차리기 어려운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성격 변화, 우울감이나 예민함으로 오해되기도
이전과 달리 쉽게 짜증을 내거나 사소한 일에도 불안해하는 등 성격 및 감정 변화가 지속되는 것도 초기 치매의 신호로 볼 수 있다. 이는 감정 조절을 담당하는 뇌 기능 변화로 나타나지만, 흔히 우울증이나 갱년기 증상으로 오해되는 경우가 많다. 양 원장은 "기존 성격과 분명히 다른 정서 변화가 일정 기간 지속된다면 인지 기능 평가를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길을 잃지는 않지만... 공간 감각에 혼란
초기 치매에서는 완전히 길을 헤매는 단계보다는, 익숙한 장소에서 순간적으로 방향 감각에 혼란을 느끼는 경험을 반복한다. 주차 위치를 기억하지 못하거나 자주 가던 장소에서 동선이 헷갈리는 증상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는 단순한 '부주의'로 치부될 수 있으나, 반복될 경우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양준규 원장은 "기억력 검사에서 큰 문제가 없더라도 치매 초기 단계가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치매는 기억력 외에도 주의력, 판단력, 언어 능력, 실행 기능 등 다양한 인지 영역의 변화로 시작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따라서 초기 단계에서는 MRI나 CT 검사가 항상 필수적인 것은 아니며, 증상과 인지 기능 평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경과 전문의의 진료를 통한 접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치매는 조기 발견 시 향후 경과를 관리하고 삶의 질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양 원장은 "단순한 건망증이 아닌, 이전과 다른 생활 변화가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이를 가볍게 여기지 말고 전문적인 상담과 검진을 받아볼 것을 권고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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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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