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TV 사업을 이끌고 있는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장 사장이 중국 TCL이 소니의 TV 사업을 사실상 인수하자 중저가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대응책을 제시해 주목된다. 용 사장은 수년 내 TV 사업 영업이익을 3조 원대로 끌어올리겠다며 직원들의 사기 진작에도 나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용 사장은 중국 TCL이 일본 소니와 합작사 설립을 발표한 후 VD사업부 직원들과 내부 간담회를 열고 “어려운 상황이지만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며 “수년 내 VD사업부 영업이익을 3조 원대로 끌어올리겠다”고 역설했다.
삼성전자의 캐시카우였던 TV 사업은 TCL·하이센스 등 중국 업체들과 경쟁이 심화하며 이익률이 하락하고 있다. TV 사업 자체가 정체기를 맞은 데다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으로 마케팅 비용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 업계는 올해 VD·가전사업부의 영업이익 규모를 5000억~6000억 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해 약 1조 8000억 원에서 대폭 줄어든 셈이다.
용 사장은 특히 TCL이 사실상 소니의 TV 사업을 인수한 것을 겨냥한 듯 “그간 가전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중저가 라인 대응에 미진했다”면서 “중저가 라인 강화를 위해 다양한 전략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때 30%를 넘었던 삼성의 TV 시장 점유율이 글로벌 1위를 지키고 있지만 20% 밑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남미와 동남아·인도 등 신흥 시장에서 판매가 많은 중저가 제품을 늘려 중국 업체들의 성장세에 제동을 걸겠다는 복안이다.
중저가 시장에서 경쟁력이 높은 업계 2위 TCL이 브랜드 인지도와 기술력에서 강점을 지닌 소니를 흡수해 삼성의 안방인 프리미엄 TV 시장 확대에 나서자 용 사장도 정면 승부를 피하지 않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삼성은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TV,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등 그간 프리미엄 제품에서 공고한 지배력을 구축해왔는데 소니의 기술을 업은 TCL이 영토 확장 의지를 피력하자 프리미엄 제품은 물론 중저가 시장에서도 진검 승부를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용 사장은 조직 문화 혁신도 강조하면서 “'보텀업(Bottom-up) 문화'를 확대하겠다”고 공언했다. 단순 가전으로 취급됐던 TV가 라이프스타일 및 인테리어 측면 등이 부각돼 소비자들을 직접 만나는 실무진의 감각과 의견이 한층 중요해졌다는 판단이다. 그는 최근 VD사업부의 성과급(OPI)이 낮게 책정된 데 대해 자신의 책임이라며 미안함을 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거듭 3조 원대 영업이익을 올려 최고 수준(50%)의 성과급을 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허진 기자 h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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