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를 가진 소년의 살인미수 사건에서, 정신적 장애 상태에 대한 충분한 양형심리 없이 형량을 정한 것은 위법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장애인인 소년에 대한 형사재판에서는 사법지원 제공 여부와 심신상태, 치료 필요성 등을 면밀히 살핀 뒤 처분을 결정해야 한다는 취지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마용주)는 최근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김 모 군 사건에서 징역 장기 9년·단기 6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김 군은 2024년 8월 19일 오전, 또래 여학생의 머리를 망치로 수차례 내려쳐 살해하려 했으나 주변 시민의 제지로 미수에 그쳤다. 김 군은 지적장애 3급으로, 2024년 기준 지능지수(IQ)는 55였다.
쟁점은 하급심이 피고인의 정신적 장애 상태와 그 영향에 대해 충분한 심리를 했는지 여부였다. 김 군은 범행 전 병원 퇴원 직후였고, 재판 과정에서 장애인 사법지원(편의제공)을 요청하며 정신질환이 범행에 미친 영향과 치료 필요성, 재범 위험성을 주장했다. 관련 진단서와 진료기록도 제출했다.
그러나 1심과 원심은 전문심리위원이 절차에 관여한 점 외에, 추가적인 조사나 감정 없이 변론을 종결했다. 성장환경과 심신상태, 정신질환의 내용과 정도, 치료 필요성 등에 대한 별도의 양형심리는 이뤄지지 않았다.
대법원은 이에 대해 “장애인인 소년의 형사사건에서는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절차를 충실히 거쳐야 한다”며 “정신적 장애 관련 주장은 원칙적으로 가중 사유로 삼기 어렵고, 오히려 그 내용과 정도를 면밀히 심리해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선영 기자 earthgir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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