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로고. 경향신문DB |
경찰이 유명 예능 PD의 ‘강제 추행’ 사건에 대해 불송치를 결정했다. 피해자 측은 “신체 접촉은 인정되지만 추행의 고의가 입증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납득되지 않는다”며 경찰에 이의신청서를 제출했다.
23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마포경찰서는 유명 예능 PD A씨의 강제 추행 사건과 관련해 지난해 12월28일 불송치(혐의없음) 결정을 내렸다. 피해자 B씨 측은 지난 15일 경찰에 이의신청서를 송부했다. 수사는 B씨가 ‘지난해 8월15일 새벽 A씨가 신규 예능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한 B씨에게 원치 않는 신체 접촉을 했다’는 진정서를 경찰에 접수하면서 시작됐다.
경찰은 불송치 결정서에 “피의자(A씨)가 피해자의 신체에 접촉한 행위 자체는 인정된다”면서도 “피의자의 추행 고의를 입증할만한 증거가 부족하다”며 불송치했다. 경찰은 평소 피의자와 피해자와의 관계, 격려의 말을 하면서 피해자에게 신체 접촉을 했다는 피의자의 주장과 그 말을 들었다는 피해자의 진술, 피해자도 피의자의 어깨에 손을 올리거나 피의자를 밀쳐내는 반응 등을 검토해 추행 고의를 입증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피해자 B씨는 이날 입장을 내 “가해자와 두 달 같이 일했고 단 한 번도 따로 만난 적도 없는데 ‘피해자와 가해자의 평소 관계’라는 게 어떤 것을 고려한 것이냐”라며 “어떤 증거 때문에 상급자가 이마를 맞대고 얼굴을 들이민 행위에 대해 추행의 고의가 의심된다는 것인지 법리적으로나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B씨 측이 경찰에 보낸 이의신청서를 보면 “피해자와 피의자의 관계는 이 사건 발생 직전까지 원만하게 업무를 함께 했을 뿐 사적 친밀도가 있는 관계가 아니었다”며 “이전에 격려를 빌미로 가벼운 신체접촉을 했던 바가 있지만, 피해자로서는 자신에 대한 업무지시권과 인사권이 있는 피의자에게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표시하거나 문제를 제기하기 어려웠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피의자는 회사 조사에선 피해자의 이마에 자신의 이마를 가져다 댄 행위에 대해 언급을 회피했지만 이후 경찰 조사에선 피해자가 택시를 부르는 핸드폰을 마주 서서 함께 보았을 뿐이라며 범행을 부인했다”며 “경찰이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려면 두 사람의 관계가 아주 친밀한 관계에 있음을 입증할 필요가 있지만 경찰은 피해자로부터 전달받은 참고인에게 연락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A씨는 성추행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30~40명이 모여있는 회식 자리에서 성추행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경찰이 두 달 이상 수사를 공정하게 했고 이런 판단을 할 증거가 충분하기에 불송치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A씨는 “경찰이 ‘신체 접촉은 인정한다’고 했지만 어깨랑 팔이 아니라 머리를 맞댄 것에 대해선 제가 인정한 적이 없다”며 “상호 간에 평소에 하던 팔이나 어깨 터치 정도의 신체 접촉만 있었고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영상이나 사진 등을 경찰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A씨 측은 지난해 11월 입장문을 통해서 “B씨에게 성적인 수치심을 유발하는 신체 접촉을 했다거나, 이를 거부하는 B씨에게 인격 폄훼성 발언을 했다는 것은 모두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밝혔다.
박채연 기자 applau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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