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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한 잔, 안주 한 접시의 위로…일본 이자카야 26곳 기행[책과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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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이자카야 유산
오타 가즈히코 지음 | 이은주 옮김
안목 | 총 460쪽 | 5만5000원(세트)
경향신문

교토의 이자카야 아카가기야의 2·3대를 이어가고 있는 이토 히로토, 고키 부자. 안목 제공


영국엔 펍, 프랑스엔 카페, 독일엔 비어가르텐. 세계의 도시에는 사람들이 삶을 나누고 잔을 기울이는 소박한 공간들이 있다. 일본에서 이에 대응하는 공간은 이자카야다. 일본인들에게 이자카야는 단순한 동네 술집의 의미를 넘어선다. 하루의 일을 마치고 편히 쉬며 마음을 안정시키는 장소다. 특별한 대화를 하지 않아도, 그저 기분에 따라 앉아서 시간을 보내도 되는 자유로운 공간이다. 따뜻한 음식과 술,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어 대대로 이어져오는 삶의 일부다. 이자카야(居酒屋)는 편안함(居心地)의 이(居)와 같으며, 자기 자리(居場所)를 뜻하기도 하는데 이 같은 언어 속에 이자카야의 본질이 숨어 있다.

올해로 여든이 된, 10권이 넘는 이자카야 관련 저서를 집필한 미학자인 작가는 일본 전국의 이자카야, 그중 기록으로 남길 만한 가치가 있는 유산들을 한데 묶었다. “지극히 당연해서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이자카야의 본질적인 가치에 다시금 빛을 비추고 다음 세대가 남겨야 할” 노포들이다. 동일본(도쿄, 홋카이도, 미야기 등) 지역의 15곳, 서일본(오사카, 교토, 후쿠오카 등)의 11곳을 2권으로 정리했다.

옛 모습 그대로의 건물에서, 3대째 이후까지 이어지며 변함없이 이자카야를 이어오는 곳들이 선별 기준이다. 동일본 이자카야의 특징은 풍설에 견딜 수 있는 건물, 한번 들어온 손님이 오랜 시간 머물 수 있는 아늑함, 지역 특산물을 사용한 소박한 안주 등으로, 풍토가 강한 영향을 미쳤다. 반면 서일본은 각 점포 주인의 개성이 안주부터 분위기 등 이자카야 내부의 모든 것과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일본 인기 드라마 <심야식당>을 보는 듯 술술 읽히는 텍스트와 정감 넘치는 사진, 일러스트는 색다른 여행의 세계로 안내한다.

경향신문

박경은 선임기자 k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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