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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의장 맡은 ‘평화위’ 22개국 참여…“유엔 무력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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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유엔 등 기존 국제기구에 부정적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아래줄)이 22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자신이 주도한 새 국제기구 ‘평화위원회’의 헌장 서명식을 가졌다. 그는 헌장을 든 채로 활짝 웃으며 “많은 나라가 가입을 원한다”고 했다. 다보스=AP 뉴시스


유엔 등 기존의 국제기구에 비판적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새로운 다자기구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가 22일 닻을 올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참석 이틀째인 이날 다보스 현지에서 평화위 헌장 서명식을 가지기로 했다. 그는 이 기구의 초대 의장을 맡기로 했다.

다만 프랑스, 스웨덴 등 주요 서방국은 참여를 거부하거나 부정적인 입장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사회 질서를 유지해 온 유엔 체제를 훼손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막무가내식 행보가 가속화할 수 있으며, 중국 러시아 등 권위주의 국가의 입김이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미국이 주도했던 국제 체제를 스스로 해체하고 자신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질서를 만들려고 한다며 “유엔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이라고 우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유엔 산하 기구 31개, 비(非)유엔 국제기구 35개 등 총 66개 국제기구에서 탈퇴한다는 각서에도 서명했다.

● 트럼프, 초대 의장 맡아 운영 전반 관할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종전 및 재건을 위해 2027년 말까지 이 지역을 통치할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평화위원회를 구상했다. 하지만 이를 더 확대해 유엔을 대체할 기구로 만들겠다는 결심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16일 미국이 세계 60여 개국에 보낸 평화위원회 헌장 초안에는 가자지구 관련 내용이 삭제됐다. 가자지구를 넘어 다른 지역의 현안까지 다루는 국제기구를 만들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현재 이스라엘, 튀르키예, 벨라루스, 파키스탄, 헝가리,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등 22개국이 공식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혔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서명식 참여국이 35개국에 달할 것으로 기대했다. 백악관은 22일 참여국 명단을 정식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한국, 일본 등도 초청을 받고 참여 여부를 검토 중이다.

평화위원회는 회원국의 국가 수반 및 정상들로 구성된다. 특히 초대 의장을 맡는 트럼프 대통령이 막강한 권한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NYT는 그가 평화위원회의 주요 결정에 관한 거부권, 의제 승인권, 위원 초청권, 위원회 해산권, 후임자 지명권 등을 보유할 것이라고 논평했다.

일종의 소위원회 성격을 지니고 있으며 가자지구 재건을 감독할 ‘가자 집행위원회’에는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 특사,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전 백악관 선임고문,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등이 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반면 프랑스,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슬로베니아 등 5개국은 거부 의사를 밝혔다. 프랑스는 “평화위원회가 광범위한 권한을 행사하면 유엔 체제를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자국 영토 그린란드를 놓고 미국과 대립 중인 덴마크 또한 반대 입장이다.

● 트럼프에 10억 弗 미끼 던진 푸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협상을 자신에게 유리한 구조로 만들기 위해 평화위원회를 이용할 뜻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평화위원회 설립 첫해에 현금 10억 달러(약 1조4600억 원) 이상을 기부한 회원국은 ‘영구 상임이사국’ 자격을 얻는다. 러시아는 이 돈을 낼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평화위원회 참석 의사를 밝혔다”고 공개했다. 러시아는 아직 공식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히지는 않았으나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같은 날 안보회의에 참석해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미국이 동결한 러시아 자산을 해제해 준다면 이중 10억 달러를 지불할 뜻을 밝혔다. 전쟁 발발 후 국제 사회에서 점점 위축되고 있는 러시아의 영향력을 회복시키고 종전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FT는 벨라루스, 아제르바이잔 등 옛 소련에 속했으며 현재도 러시아와 밀착 중인 권위주의 국가 등의 가입 의사를 거론하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아부하려는 권위주의 국가만 기쁘게 됐다”고 꼬집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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