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의 세계는 고독으로 물들어 있었다. 영원은 하늘의 목소리를 받아 적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이미 알았다. 종이와 물감을 다루듯 사랑과 고독의 낱말을 써 내려가던 날들 속에서. 세계는 영원의 회전 속에서 진동하고 있었다. … 영원의 세계에서 시간과 공간은 중첩되어 순환하고 있었다. 이것은 과거였던 미래를 품은 기록이다.”
<영원이 미래를 돌아본다> 수록작 ‘영원은 엷어지는 분홍’ 중, 문학실험실
<영원이 미래를 돌아본다> 수록작 ‘영원은 엷어지는 분홍’ 중, 문학실험실
이제니 시인이 7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시집이다. “세계는 무덤으로 가득 차고 있다. 사이사이. 빈자리는 채워지고 또 채워지고 있다// 엄마 흰빛을 따라가세요.”(‘영원이 미래를 돌아본다’ 중) “어리고 여린 돌의 흰 가루. 더는 만날 수 없는 몸의 고운 뼛가루”(‘돌이 준 마음’ 중) 시집 군데군데 떠나보낸 어머니에 대한 애도의 정서가 담겼다. 시인은 슬픔을 감각하며 영원과 순환 그리고 그 가운데서 발견되는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다. 시집의 후반부에 놓인 ‘되기-물방울 속의 물방울’ ‘되기-나 없는 나’ ‘되기-그 밖의 모든 것’ 등으로 이어지는 ‘되기’ 연작들은 나 아닌 다른 존재가 되어보려는 시도다. 시인은 이 시들을 통해 왜곡된 관념을 넘어 세계의 본질에 다가간다. 2008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시인은 편운문학상, 김현문학패, 현대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고희진 기자 go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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