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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경 대령 유공자 지위 재검토… ‘절차 하자’ 내세워 취소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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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지난해 12월 15일 오후 제주시 산록도로 한울공원 인근 도로변에 있는 고(故) 박진경 대령 추도비 옆에 제주도가 세운 ‘바로 세운 진실’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2월 14일 국가보훈부에 박진경 대령에 대한 국가유공자 지정 취소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박 대령 국가유공자 지정 논란이 불거진 지 닷새 만이다. 2025.12.15 뉴시스


국가보훈부가 고(故) 박진경 대령의 국가유공자 지위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박 대령에 대해선 제주 4·3사건 당시 민간인 강경 진압을 주도했다는 주장과 민간인들을 보호하려 했다는 주장이 엇갈리면서 국가유공자 등록이 논란이 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국가보훈부 업무보고에서 “4·3 유족들 입장에선 매우 분개하고 있는 거 같다”며 국가유공자 등록 취소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22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보훈부는 이르면 이달 말 박 대령의 양손자 박철균 예비역 육군 준장 등 유족 측에 국가유공자 등록을 재검토할 방침을 통보할 예정이다. 보훈부는 박 예비역 준장이 박 대령의 국가유공자 등록을 신청하자 지난해 10월 이를 승인했다. 그러나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국가유공자 신청은 본인이나 법률이 정한 유족인 배우자, 자녀, 부모 등에 한해 할 수 있다. 이 외의 친척 등이 신청할 경우 보훈심사위원회의의 심의 및 의결을 거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박 대령의 경우 법률이 정한 유족이 아닌 양손자가 등록을 신청했음에도 보훈심의위원회 심의 절차 없이 등록된 만큼 절차상 하자가 있었다는 것이 보훈부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권오을 보훈부 장관은 21일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양손자가 한 국가유공자 신청) 절차를 취소하고, 보훈심사위원회에 안건을 올려 (국가유공자 등록을) 취소하든 다시 해달라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다만 이를 사유로 국가유공자 등록을 취소할 경우 박 대령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유공자들도 법률이 정한 유족이 아닌 이들이 신청해 국가유공자로 등록된 경우가 많아 논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훈부는 그간 법률상 유족이 아닌 인물이 국가유공자 등록 신청을 한 경우 서훈 사실 및 범죄 경력 조회 등의 절차를 거쳐 문제가 없으면 보훈심의위원회를 일일이 열지 않고 관행적으로 등록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이 직접 박 대령의 국가유공자 등록 취소 필요성을 지적한 만큼 보훈심의위원회가 열릴 경우 등록이 취소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 예비역 준장은 “할아버지는 자유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목숨을 바치신 분이다. 국가유공자 자격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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