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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 피해 행동주의에 경영권 넘긴 스틱... LP 설득·인력 이탈이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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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서울 대치동 스틱인베스트먼트 본사 건물. /네이버지도



이 기사는 2026년 1월 21일 16시 01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가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로부터 주주가치 제고를 지속적으로 요구 받아온 끝에 결국 미국계 펀드에 경영권을 넘기는 초강수를 뒀다. 창업주인 도용환 회장이 사내이사직뿐 아니라 최대주주 지위까지 내려놓기로 한 것이다. 행동주의의 공세를 피하기 위해 또 다른 행동주의 펀드에 회사를 매각해버린 셈이다.

스틱이 새 주인을 맞은 뒤에도 업계 내에서 지금의 위상을 지키려면, 우선 펀드 출자자(LP)들의 우려를 잠재우는 게 급선무라는 분석이 나온다. 스틱 측은 대주주 변경 뒤에도 기존 이사회와 의사 결정 체계가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하나 업계에서는 물음표가 나온다. 미리캐피탈이 스틱의 경영을 언제까지 기존 경영진에게 일임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 도용환 회장, 얼라인 피해서 美 펀드 손 잡아... 2% 남기고 전량 매각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도 회장은 전날 스틱 지분 11.44%를 600억9696만원에 미리캐피탈에 매각하기로 계약했다.

도 회장의 스틱 지분율은 기존 13.44%에서 2%로 대폭 낮아지게 됐다. 도 회장 포함 특별관계자들의 지분 합은 19.1%에서 7.66%로 줄어든다.

미리캐피탈은 기존에 보유 중이던 지분 13.52%와 도 회장으로부터 추가 취득하는 11.44%를 더해 총 24.96%의 지분을 갖게 된다. 단독 최대주주에 오르는 것이다. 그동안 스틱에 지배구조 개선 및 주주가치 제고를 요구해온 얼라인은 7.63%, 헤지펀드 운용사 페트라자산운용은 5.09%를 보유 중이다. 얼라인과 페트라가 손을 잡아도 지분율 합이 12.72%로, 미리캐피탈 지분율의 절반 정도에 그친다.

IB 업계에서는 대체로 스틱의 이번 선택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얼라인은 밸류업 방안을 공격적으로 요구해오긴 했지만, 그간 이력으로 보면 경영권 자체에는 관심이 없는 운용사다.

업계 관계자는 “얼라인은 주주가치 제고에만 관심 있는 운용사여서, 어차피 주가가 오르면 엑시트(투자금 회수)하고 손을 뗐을 것”이라며 “스틱은 이런 얼라인을 피하겠다고 회사를 아예 또 다른 행동주의 펀드에 매각해버린 셈”이라고 말했다.

스틱은 새 대주주가 되는 미리캐피탈이 행동주의 펀드가 아니라고 거듭 강조해왔다. 그러나 미리캐피탈이 스스로 ‘기존 경영진과의 소통을 통해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컨설타비스트(consult+activist=consultavist)’를 표방하는 것 뿐이지, 그동안 투자해온 이력을 보면 행동주의 펀드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미리캐피탈은 기본적으로 지분 매입 후 주주제안을 하는 운용사다. 일례로 2022년 일본시스템기술 지분 20%를 취득했을 때 주식 보유 목적을 ‘상황에 따라 경영진에 조언, 중요 제안’으로 정정한 바 있다. 작년 초 일본 타카라앤컴퍼니 지분 5% 이상을 취득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스스로를 단순 재무적 투자자가 아닌 ‘제안을 통해 회사 운영에 개입할 수 있는 주주’라고 정의한 셈이다.

◇ 스틱 “핵심 인력·투자 결정 구조 유지한다”는데 과연...

업계에선 스틱이 펀드 LP들을 설득하는 것이 가장 큰 난제일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스틱은 주요 LP들에게 일일이 연락해 “펀드 운용, 투자 결정 구조, 투자심의위원회(IC) 운영, 핵심 운용 인력 및 조직 체계가 기존대로 유지될 것”이라는 취지로 설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LP들이 미리캐피탈을 스틱의 ‘부적격 대주주’라고 판단한다면, 보유 중인 펀드 지분을 제3자에 넘기거나 최악의 경우 집단으로 GP 교체를 추진할 수 있다.

스틱의 핵심 투자 인력이 이탈한다면 LP들이 반발할 가능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IB 업계 고위 관계자는 “스틱은 인력 이탈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지만, 미리캐피탈 입장에서 지분을 25%나 들고 있으면서 인력 구성 및 자산 운용을 자기 마음대로 못한다는 건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년 정도는 기존 경영진 및 운용역들과 ‘허니문’ 기간을 갖겠지만, 그 이후부터는 어떻게 할지 장담할 수 없다”며 그 과정에서 일부 키맨(key-man)이 이탈할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했다.

향후 미리캐피탈이 스틱의 최대주주로서 경영을 좌지우지하게 될 경우, 운용을 잘 할 수 있을 지도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리캐피탈은 이전까지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및 매각)을 해본 경험이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스틱 이전까지는 2024년 일본 컨베이어 및 주차 설비 제조사 NC홀딩스를 6800만달러(약 1000억원)에 인수한 게 유일한 선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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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운 기자(j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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